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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확진자 중 76%가 돌파감염… 추가접종 당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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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고령층이 늘면서 방역당국이 '부스터샷(추가접종)' 시기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백신 효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하다 보니 '2차 접종 후 6개월 뒤' 원칙이 얼마나 유지될까가 관건이다. 돌파감염이 늘면서 우선 요양병원의 부스터샷을 한 달 당긴 데 이어 일반 고령층 접종시기를 고심 중이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초기인 만큼 신속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0~23일 발생한 만 18세 이상 코로나19 확진자 1만6,373명 중 6,095명(37.2%)이 접종완료자였다. 코로나19 백신을 정해진 횟수만큼 다 맞고도 돌파감염된 것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확진자의 44.8%, 60대의 75.4%, 70대의 80.8%, 80세 이상의 72.3%가 돌파감염 사례다. 60세 이상 전체로 치면 76.3%다. 30대와 40대의 돌파감염이 각각 22.5%, 18~29세 12.9%인 것과 비교하면 고령층의 돌파감염 비율은 두드러지게 높다.
방역당국이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와 종사자에 대한 부스터샷을 2차 접종 후 6개월에서 5개월로 당긴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위드 코로나로 확진자가 폭증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고령층 전체의 추가접종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영국에선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차 접종 6주 뒤부터 항체가 감소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10주 지나자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항체는 3~6주 때보다 절반 이상, AZ 접종자는 6배 가까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연구에선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 한 달 지나 항체가 줄기 시작했고, 3~6개월엔 초기의 3분의 1 정도 유지되다 8개월쯤엔 거의 떨어진 것으로 나왔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요양병원 추가접종 간격을 5개월보다 더 줄이고, 일반 고령층의 추가접종도 6개월에서 더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요양병원은 2차 접종 후 3개월 지난 뒤에 추가접종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 백신 맞고 6개월 지난 75세 이상은 빨리 부스터샷을 하고, AZ 백신을 맞은 60~74세는 확진자 접종력을 분석해 백신 효과 감소가 확인되면 추가접종을 당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로선 AZ를 맞은 60~74세의 추가접종 상당수가 내년으로 넘어간다.
반면 신중론도 있다. 추가접종한다 해서 면역력이 크게 올라갈지 여부는 사람마다 다르다. 홍기종(건국대 교수) 대한백신학회 이사는 “여러 번 맞는 백신은 2~3주 시차를 둬야 하는데, 이 최소 접종간격만 넘겼다면 3개월이든 5개월이든 6개월이든 추가접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시기에 따라 추가접종 효과가 크게 차이 날 가능성은 많지 않고, 개인차가 커서 일률적 기준을 만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원석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모든 고령자의 추가접종 기간을 당장 5개월로 단축하기보다 요양병원 추가접종부터 서두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상황 등을 봐가며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의 기본접종을 아예 2회가 아닌 3회로 늘리자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반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고위험군은 몰라도, 성인 전체에 대한 부스터샷은 불필요하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전문가들도 이렇게 의견이 다른 이유는 코로나19 백신으로 얻은 면역력이 얼마나 오래 가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끔 외신 등에서 항체 감소를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도되지만, 대개는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한정됐기 때문에 일반화시키기 어렵다. 또 광범위한 접종이 이뤄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이렇다 저렇다 단정하기도 어렵다.
부스터샷을 위한 백신 물량 자체는 문제가 없다. 4일 기준 국내에 남아 있는 화이자 백신은 791만2,000회분, 모더나 백신은 747만3,000회분이다. 올해 안에 각각 약 2,000만 회분씩 더 들어올 예정이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는 추가접종 간격이 6개월이지만, 5개월이나 8개월인 나라도 일부 있다”며 “다른 나라 사례나 연구를 토대로 우리도 6개월 기준을 당길 필요가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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