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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어디로 가져갈까요?" 가정폭력 희생 막은 경찰이 말한 그날 새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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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시키려고 하는데요..."
새벽에 난데없는 치킨 주문 전화를 받은 112 신고센터의 한 경찰관이 침착한 대처로 가정폭력의 피해자를 구한 사례가 화제가 되고 있다. 만약 장난전화로 여겼다면 큰 사고가 발생했을지도 모를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화제의 주인공인 남상운 경기남부경찰서 치안종합상황실 경사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벽 2시경 신고자분이 다짜고짜 치킨 주문한다고 하셔서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다"면서도 "여자분 목소리가 작고 낮았으며 약간 떨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남 경사는 당황하지 않고 해당 여성에게 "치킨을 어디로 가져다 드릴까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는 주소를 받아 적고는 "누구랑 먹는지 다시 한번 여쭤봤다"며 "가정폭력인지 데이트폭력인지 최소한 파악을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 여성이 "남편이 먹고 싶다"고 하는 말에 가정폭력을 의심하고 신속하게 경찰관을 출동시켰다. 현장은 남편이 칼을 들고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남 경사는 이번처럼 배달 주문을 빌려서 신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밝혔다. 한 번은 자장면 주문 전화를 받았는데 긴급 출동을 했더니 성폭력 범죄 현장이었던 것.
당시 모텔에 감금된 한 여성이 112로 신고 전화를 걸어왔다. 이 여성은 모텔의 위치를 말하며 "자장면 하나만 갖다 달라"는 기지를 발휘했다. 남 경사는 당시에도 "혹시 남자친구한테 맞았느냐"며 현장 상황을 확인했고, "경찰이 가서 똑똑똑 문을 두드리면 열어달라"며 현행범을 체포한 일도 있다.
하지만 남 경사는 하루 수십 건씩 오는 장난전화로 인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30~40건씩 장난전화를 받는다는 그는 "경찰 인력이나 경찰차도 한정돼 있다"며 "이 때문에 장난전화로 출동하면 다른 곳에서 정말 도움을 받아야 될 시민들이 피해를 본다"고 안타까워했다. 신고 전화를 접수하면 무조건 현장에 출동해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 경사는 장난전화 수법도 공개했다. 그는 "한 번은 치킨집에 가신 분이 무를 안줬다고 신고를 했다"면서 "평소에는 대부분 혼잣말하시고 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112에 장난전화나 거짓 신고를 할 경우에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남 경사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라든지 경범죄 처벌법상 거짓 신고가 있다. 두 가지로 처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황이 긴급할 때는 "주소만 말씀하시고 바로 끊으셔도 저희가 신속히 출동해서 도움을 드릴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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