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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강릉으로... 밤바다 정취와 커피 향기 어우러진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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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강릉 여행은 고진감래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터널이 뚫리기 전 옛 영동고속도로로 대관령을 넘거나 7시간 넘게 기차를 탔다. 그렇게 강릉에 도착하면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동해바다가 고생을 잊게 했다.
현재는 서울역에서 고속열차를 타면 2시간 여 만에 강릉역에 닿아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다. 어디나 그렇듯 강릉도 진면목을 보려면 1박 2일 일정을 권한다. 곳곳이 낮에는 보지 못했던 화려한 야경 명소로 변신한다. 이달 11~13일에는 강릉 문화재야행(夜行)도 열린다.
강릉까지 교통수단은 가격 면에서 고속버스, 시간 면에서 기차가 유리하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면 2만1,500원, 동서울종합버스터미널에서 고속·시외버스를 이용하면 2만200원(우등 기준)이다. 약 2시간 40~50분이 걸린다. 서울역에서 KTX-이음을 이용하면 2만7,600원, 2시간 만에 도착한다. 버스보다 1시간가량 빠르고 정해진 시간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열차를 선호하는 편이다.
강릉역에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바다와 호수 야경을 보기 위해 경포대로 향한다. 경포대(鏡浦臺) 하면 대부분 바다를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는 누대가 먼저다. 정면 5칸, 측면 5칸 규모의 경포대(보물 제2046호)는 예부터 경치가 훌륭한 곳으로 손꼽히는 관동팔경의 하나였다.
내부에 율곡 이이가 10세 때 지었다는 ‘경포대부’를 비롯해 숙종의 ‘어제시’ 및 유명한 문장가로 알려진 강릉부사 조하망의 ‘상량문’ 등이 걸려 있다. 비교적 높은 곳에 지어서 노송에 둘러싸인 경포호수의 고요한 야경을 감상하기 좋다.
경포해변의 밤바다 정취는 말할 것도 없다. 부드러운 백사장을 걸으며 시원한 바람, 거친 파도소리, 향긋한 바다 냄새에 취한다. 밤에는 특색 있게 배치한 경관 조명이 이국적이다. 형형색색의 빛이 카펫처럼 깔린 광장과 야자수가 어우러진 모습이 밤바다의 정취를 더한다. 숲 속 산책로 주변도 환상적인 빛의 갤러리로 변신한다.
해변도로(창해로)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면 강문솟대다리가 나타난다. 박서준, 황정음 주연의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 등장한 다리로, 은은하게 색을 갈아입는 조명이 아름답다.
안목커피거리는 밤이 화려하다. 해변에 줄지어 늘어선 카페마다 특색있는 조명으로 여행객을 유혹한다. 해변을 거닐다 보면 차가운 밤바람에 커피 향이 은근히 코끝을 자극한다.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더욱 포근해지는 밤이다.
이달 11일부터 13일까지는 강릉문화재야행(夜行)이 열린다. 강릉의 풍성한 문화유산에 다양한 콘텐츠를 입혀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는 체험형 축제다. 시내에 위치한 강릉대도호부 관아(사적 제388호)에서 빛, 디지털아트, 미디어아트, 드론 라이트쇼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11일 오후 6시 30분 열리는 개막 행사 ‘강릉대도호부사 부임행차 거리퍼레이드’는 강릉 부사가 부임해 오는 날 시민과 여행객이 거리로 나와 환영하는 모습을 재현한다. 정조대왕이 하사한 벼루와 이율곡의 자경문에 대한 에피소드를 담은 창작 연희극 ‘강릉부사납시오'도 축제 기간 매일 한 차례 열린다. 강릉의 유·무형 문화재를 소개하는 드론 쇼가 매일 2회 열리고, 동헌과 임당동 성당에서는 강릉의 역사와 정신을 표현한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질 예정이다.
축제 기간 8개 테마 32개 프로그램이 오후 11시까지 펼쳐진다. 거리공연인 야로(夜路), 역사 이야기 야사(夜史), 전시와 체험으로 엮은 야화(夜話), 문화 공연 야설(夜說) 등이 이어진다. 밤 먹거리 야식(夜食)도 빠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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