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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구속에 사활 건 검찰...이재명 논리 차용해 배임 반박한 김만배

입력
2021.11.03 19:00
수정
2021.11.03 23: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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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배제 논란' 김익수 검사 투입...'배임 입증 사활'
검찰 "김만배 총괄 지휘...민간 유리하게 조건 바뀌어"
김만배 "성남시 요구 사항에 맞게 조건 제시한 것"
부동산 가격 상승 예상 가능했는지 두고도 맞불
유동규에게 간 4억 원 자금 흐름도 처음으로 등장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 사진부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가 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 사진부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가 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규명을 향한 검찰 수사에 분수령이 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5)씨에 대한 구속 여부가 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로 판가름난다. 지난달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김씨를 이번에도 구속 못할 경우 수사의 방향 자체가 뒤틀릴 수도 있는 상황. 검찰은 김씨 주도로 화천대유 등에 유리한 내용이 공모지침서와 사업계획서에 반영, 실행됐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반면 김씨는 당시 성남시장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침대로 한 것에 불과하다는 등 검찰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 배임 조사 주력 검사 대거 투입...김씨 측 의견서만 139쪽

이날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김씨에 대한 영장심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3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됐다.

검찰은 이날 김익수 부부장검사 등 4명의 검사를 투입, 그간 수사로 소명한 범죄 혐의와 김씨 구속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특히 김 검사를 포함, 이들 검사 4명은 모두 배임 관련 조사를 주로 맡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영장에 적시된 주된 혐의, 즉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을 보다 구체적으로 입증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반면 김씨 측은 PPT 발표와 139쪽에 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검찰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①김만배는 대장동팀 사업을 총괄 지휘한 인물인가?

검찰은 대장동팀이 김씨 총괄 지휘에 따라 개발사업을 진행했다는 점을 먼저 꺼내 들었다. 영장에 적시한 대로 ‘김씨가 유씨에게 내부 정보를 받아, 이를 바탕으로 화천대유에 유리한 요구 사항을 만드는 과정을 주도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이런 내용들이 모두 공모지침서나 사업계획서에 반영이 되면서 성남도시공사 측에 651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끼치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 측은 이재명 당시 시장 등 성남시 측에서 정해준 지침을 따랐을 뿐이라는 주장으로 맞섰다. 사업자 선정 기준을 발표한 성남도시공사의 기준에 따라 화천대유가 속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뿐, 자신들이 선정 조건을 만드는 데 개입하지 않았다는 논리다. 또한 김씨가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든 건 2015년 2월이기 때문에 유동규(52)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의 배임과 관련해 공모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도 편 것으로 알려졌다.

②대장동 개발사업 '막대한 수익' 예상가능 했는가?

검찰은 또한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도시공사가 참여해 토지 수용이 원활히 진행됐고, 주거 수요 등이 확실해 미분양 위험이 적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씨 등이 이런 점을 고려해 막대한 이익을 노리고 유씨와 함께 배임 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김씨 측은 당시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개발이익을 예상할 수 없었다는 논리로 맞섰다. 지난 2012년 큰 폭으로 떨어진 성남시 주택 매매가는 2013, 2014년 변동이 없었다가 2018년이 돼서야 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공사의 확정이익을 보장하고 민간사업자에게 위험을 감수하도록 했다’는 이 전 시장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③처음 등장한 '수표 4억' 흐름...피의자 방어권 침해?

검찰은 김씨가 유씨에게 건넨 5억 원 중 수표 4억 원이 정민용(47) 변호사, 남욱(48) 변호사에게 전달된 경위를 이날 처음 김씨 측에 공개했다. 정 변호사가 남 변호사와의 공동 사업비 중 11억 원을 유씨에게 빌려줬는데 이를 뒤늦게 알게 된 남 변호사가 정 변호사에게 '돌려받으라'고 했고, 이에 유씨가 정 변호사에게 수표 4억 원을 주며 '김씨에게 받은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씨 측은 유씨에게 수표를 건넨 사실을 부인했다. 또한 검찰이 수표 4억 원을 둘러싼 조사 내용을 영장심사에서야 꺼낸 것은 '피의자 방어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검찰은 수표 4억 원의 흐름을 이미 확인했고, 관련한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 파일을 김씨에게 보여주면서 대질 조사까지 마쳤다고 재반박했다. 특히 대질 조사에서 김씨와 남 변호사 사이에 말을 맞추려는 정황도 포착돼, 증거 인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법원에 강조했다. 김씨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는 이날 밤 늦게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무 기자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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