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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걱정할 줄이야…" 경유값 급등 겹친 운송업계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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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살다, 요소수 부족을 걱정할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3일 서울 강서구 한 주유소에서 만난 영업용 화물차 소유주인 김모(55)씨는 요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요소수 사정을 묻자, 혀부터 찼다.
그도 그럴 것이 차량 앞 유리 청소용인 워셔액처럼 요소수는 아무때나 구할 수 있었던 제품이었기에 더 당황스러운 듯했다. 실제 20년 넘게 식재료 등을 운송하면서 생계를 이어온 그에게도 이번 요소수 파동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경유 값이 휘발유 값을 따라잡으려 하는 마당에, 영업용 화물차의 경우 유류세 인하 시 유가보조금도 깎여 사실상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혜택도 못 누리는 셈”이라며 “마음 같아선 일을 잠시 쉬고 싶지만, 농산물 출하철도 겹치고 거래처들 사정도 좋지 않아 쉴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 운송업계가 요소수 대란과 유가 인상까지 겹치면서 신음하고 있다. 특히 예상 못한 요소수 사태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요소수가 없으면 디젤 차량은 대거 멈춰설 수밖에 없어 유지비용 상승을 견디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충격으로 다가온다.
요소수를 판매하는 주유소들도 난감하다. 한 주유소 업주는 “지난주까진 단골손님들 위주로 요소수를 내줬는데, 이젠 그마저도 없다”며 “우리 주유소의 경우 다음 달 중순에야 요소수가 입고될 예정이지만 이것도 넉넉히 확보하진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요소수 재고를 묻는 전화만도 하루에 수십 통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소수는 ‘부르는 게 값’이 됐다. 주유소 업계에 따르면 평소 10리터(L)당 1만 원대 초반이었던 요소수를 지난주까진 2만 원대에 팔았지만 새로 입고될 물량에는 적정 가격도 책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기준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에선 10L 기준 6만~7만 원, 중고거래 사이트에선 최대 10만 원에 거래되면서 요소수 값은 천정부지다.
정부가 부랴부랴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침을 검토하기 시작했지만, 시장가격에 반영될 시점은 미지수다. 한 운송업계 관계자는 “요소수는 대형 화물차 기준으로 평균 600~700㎞마다 10L 정도 주입하면 되고, 대규모 물류회사나 기업형 운송회사에선 요소수를 확보해 둔 곳이 많아 당장 많은 차들이 멈춰서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요소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운송업계엔 고공행진 중인 경유 값도 부담이다. 국내 경유 값은 이달 2일 현재 1585.36원으로, 지난달 1일(1443.14원)보다 무려 9.9%(142.22원)나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1648.21원에서 1788.16원으로 8.5%(138.94원) 오른 휘발유보다 더 높은 상승폭이다.
지난달 26일 정부가 내놓은 유류세 20% 인하 방침이 이달 12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지만, 운송업계의 기대치는 낮다. 인천에서 운송회사를 운영 중인 박모씨는 “유류세가 내리는 만큼 유가보조금도 줄어 운송업자가 혜택을 보는 것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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