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식용견 따로 있다"에 동물권 단체 "몰지각한 망언" 발끈

입력
2021.11.02 15:00
국민의힘 TV 토론회 발언 이후 파장
"개 식용 산업, 각종 위법행위 통해 존속
개인 선택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문제"
"기본 인식 없는 이가 유력 후보... 참담"

동물권단체들이 '반려견과 식용견은 구분할 수 있다', '개 식용은 동물학대가 아니다'라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을 강력히 비판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페이스북 캡처

동물권 단체들이 '반려견과 식용견은 구분된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을 반박하고 나섰다. 제1야당 국민의힘의 유력 대통령 후보임에도 '개는 구분할 수 없으며, 개 식용과 반려동물 학대가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는 기본 인식이 없다는 점이 참담하다는 주장이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1일 성명을 통해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몰지각한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뜬장 안에 개 여러 마리가 구겨져 있는 모습, 바닥에 널려 있는 백골이 된 개 사체, 살기 위해 썩은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개들의 모습을 묘사한 뒤 "이게 왜 동물학대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개 식용 산업이 축산물위생관리법, 식품위생법, 가축분뇨법 등 숱한 법 위반을 통해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와 주요 대선 후보들이 개 식용 금지를 드러낸 것도 본 사안이 개인의 선택으로 치부될 수 없는, 불법과 동물학대의 중차대한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올해 도살장 3곳에서 구조한 100마리 중 소위 '품종견'이라 부르는 개들과 진돗개가 발견됐다며 "반려견이 개 농장에 들어서는 순간 식용 개로 전환이라도 된다는 의미인가"라고 꼬집었다. '반려견과 식용견은 구분된다'고 주장하는 개 식용 산업에서조차 식용견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기본적인 인식 없는 사람이 유력 대선 후보라는 사실이 참담"

경기 고양시 설문동 개 도살장 내 뜬장에서 임신한 채 구조된 허스키 영웅이.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는 "기본적인 인식이 없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유력 대통령 후보라는 사실이 참담하다""그가 그의 집에서 키우는 개와 고양이를 그렇게 끔찍이 아끼는 사람이라는 것이 더욱 우리를 비참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라이프는 A4 용지 5장에 걸친 장문의 성명서를 통해 반려견과 식용견은 왜 구분되지 않는지, 개 식용 산업이 어떻게 반려동물 학대와 연결되는지도 설명했다.

먼저 '개고기 부위에서 외과 수술용 철심이 발견된 사례', '천연기념물 진돗개가 개 농장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 '개소주를 만들기 위해 이웃의 리트리버를 갈취한 오선이 사건' 등을 나열하며 반려견과 식용견이 구분되지 않는다고 했다.

천연기념물로서 효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개체나 '개 공장'에서 버려진 모견이 식용견으로 팔려가는 현실도 지적했다. 개 식용 산업이 존재하는 한 '인간의 잣대로 동물의 가치를 판별하는' 한국 반려동물 문화의 어두운 단면들이 지속된다는 얘기다.

라이프는 "국가 지도자라면 동물들이 학대당하는 것을 방관만 할 게 아니라 '뜬장 사육 전면금지', '음식물쓰레기 급여 금지', '개 농장주 전업을 위한 정책 마련' 등 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규탄' 기자회견 하는 단체도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식용 개' 발언을 규탄하며 대선 후보자들에게 개 식용 금지를 포함한 동물복지 정책공약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은 2일 오후 1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 후 윤 전 총장 사무실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 전 총장이 하루빨리 식용견 망언을 철회·사과하고 개 식용 금지를 포함한 시대정신에 맞는 동물복지 공약을 발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31일 국민의힘 경선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개 식용 관련 정책 질의에 "개 식용은 반려동물 학대가 아니라 식용개는 따로 키우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개 식용을 개인적으로 반대하지만 국가 시책으로 하는 건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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