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피자 먹고 항상 속 메스껍다면… 췌장이 보내는 위험 신호?

입력
2021.11.01 18:20
수정
2021.11.0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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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이 보내는 위험 신호 5가지

췌장암 치료법이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발견이 늦게 돼 5년 생존율이 12.6%에 불과할 정도로 아칙 치료율이 낮다. 게티이미지뱅크

췌장암 치료법이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발견이 늦게 돼 5년 생존율이 12.6%에 불과할 정도로 아칙 치료율이 낮다. 게티이미지뱅크

췌장은 길이 15㎝의 가늘고 긴 장기로 배꼽 주위부터 왼쪽 윗배와 옆구리로 가늘고 길게 뻗어 있다. 췌장은 몸 속 아주 깊은 곳에 위치해 있고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이 어려워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췌장 질환은 급성ㆍ만성 췌장염, 췌장 낭종, 췌장암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암은 치료가 어려워지는 3~4기 이후 증상이 발생하기 시작해 주변 장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생존율이 낮다.

박원석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은 조기 발견ㆍ치료가 중요하다”며 “췌장이 보내는 5가지 위험 신호를 숙지해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극심한 복통·등쪽 통증이 동시에 생긴다

복통은 췌장암과 급성 췌장염의 흔한 증상의 하나다. 통증은 상태ㆍ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췌장 위치가 등쪽에 가까이 있어 복통과 함께 등쪽으로 통증을 같이 호소하기도 한다.

복부 통증이 몇 주간 지속되며 소화불량, 식욕부진, 통증으로 인한 음식물 섭취 저하, 체중 감소 등이 동반될 때는 췌장암 징후일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이나 기타 다른 문제로 위산 분비 억제제를 사용하는데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도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췌장암으로 유발된 통증을 역류 또는 기타 위장장애로 착각하기 쉽다. 통증이 갑작스럽고 격렬하며 복부 중심에 집중된다면 급성 췌장염일 수도 있다.

◇당뇨병이 갑자기 발병하거나 악화한다

당뇨병은 췌장암 원인이자 결과로 발생할 수 있다. 보통 50세 이상에서 가족력 없이 갑자기 당뇨병이 생겼다면 췌장암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췌장세포 중 베타세포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이 있다. 췌장염이나 췌장암이 진행하면 췌장세포가 파괴되면서 베타세포도 같이 파괴된다. 이 때문에 당뇨병이 발생하기도 하고 잘 조절되던 당뇨병이 심해지기도 한다.

실제로 만성 췌장염 환자는 질병이 진행하면서 환자의 90%에서 당뇨병이 발생한다. 따라서 비만이 아니고 가족력 등 특별한 위험 요인 없이 50세 이상에서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했거나 특별한 원인 없이 기존에 앓던 당뇨병이 갑자기 악화됐다면 췌장암 검진이 필요하다.

◇다이어트 안 했는데 살이 빠진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는데 살이 빠진다면 주의해야 한다. 체중 감소는 췌장암으로 인한 식욕부진, 통증으로 인한 음식물 섭취 저하로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질병과 관련된 소화 장애나 식욕부진, 갑상선 문제 및 당뇨병 때문일 수도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6개월 동안 체중의 5% 이상 또는 기간과 관계없이 4.5㎏ 정도 체중이 감소한다면 병원을 찾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햄버거·피자를 먹으면 속이 메스껍다

췌장은 소화기관 중 유일하게 지방을 분해하도록 돕는 효소를 생산하므로 췌장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은 몸의 지방 소화 능력을 떨어뜨린다.

이것이 메스꺼움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소화되지 않은 지방이 변에 그대로 배출되면서 지방 변에 의한 설사가 생길 수 있다. 햄버거는 메스꺼움을 일으킬 수 있고, 지방 함량이 높은 아보카도ㆍ견과류도 마찬가지다. 피자도 췌장이 손상된 환자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대변이 평소와 달리 이상하다

대장암도 설사를 일으키지만, 췌장 질환은 지방 변으로 기름이 섞인 설사를 일으킨다는 점이 다르다. 3대 영양소 중 탄수화물, 단백질은 췌장을 제외한 장기에서도 소화 효소를 분비해 흡수에 문제가 적다.

하지만 지방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효소에 의해서만 소화된다. 이는 우리 몸에서 지방 분해 및 필수지방산 흡수가 되지 못하는 결과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비타민AㆍEㆍK 등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장애가 생길 수 있다.

췌장에 질환이 생기면 효소 분비가 어려워지면서 대변 색은 연해지고 밀도가 낮아진다. 때로 소화되지 않은 지방 성분때문에 변기 물에 기름띠가 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대변이 이러한 특징을 자주 나타나면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박원석 교수는 “췌장 질환의 주원인은 음주ㆍ흡연이므로 이를 피하고 기름기 많은 음식도 삼가야 한다”며 “이 밖에 비만과 스트레스는 전반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체중 관리와 함께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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