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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만 2만개 넘는 '화천대유' 바글... "개발이익 크니, 갈 데 뻔하죠" [시행사의 세계]

입력
2021.11.02 04:30
수정
2021.11.02 07: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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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이냐, 투자냐' 시행사의 세계]
시행사 6만3000개, 5년간 2배 증가
사업성 높은 경기에 3분의 1 집중

편집자주

성남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으로 부동산 시행사업의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한국일보는 합법과 불법을 줄타기하며 한탕 수익을 추구하는 시행사의 실태와 대안을 3회에 걸쳐 살펴봅니다.


민간 사업자가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서 지난달 24일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뉴스1

민간 사업자가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서 지난달 24일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뉴스1

"요 몇 년 사이 주택 공급이 부족해 시행사들은 분양 걱정을 덜었죠. 돈이 넘치니 개발이익이 큰 곳으로 달려갔는데, 어디겠습니까. 뻔하죠."

부동산개발의 지상 과제는 이익 극대화이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인구에 기반한 수요가 받쳐줘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 경기도다. 지난해 말 기준 경기 지역에는 2만 개가 넘는 부동산개발 사업자(시행사)들이 바글거린다.

1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분석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말 전국에 2만9,914개였던 부동산개발업 등록 사업자는 지난해 말 6만3,066개로 5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2018년까지는 한 해에 수천 개씩 늘다가 집값이 급등한 2019년과 지난해에는 매년 1만 개 이상 추가됐다.


시도별 부동산개발업 등록 사업자 증가율. 그래픽=강준구 기자

시도별 부동산개발업 등록 사업자 증가율. 그래픽=강준구 기자

시·도별로는 경기에 전체 사업자의 3분의 1인 2만0,950개가 집중돼 있다. 여기에 서울(1만954개)과 인천(3,339개)까지 합치면 수도권의 사업자(3만5,243개)가 전국 사업자의 55.6%를 차지한다. 2015년 서울(6,255개)과 경기(8,638개)의 사업자 수는 2,383개 차이였지만, 지난해에는 이 격차가 9,996개로 벌어졌다. 개발할 땅이 부족한 서울보다 경기 지역에 시행사들이 대거 몰린 영향이다.

시행사들이 벌어 들이는 수익은 정확히 집계되지 않는다. 사업자로 등록했어도 몇년 동안 사업 실적이 전무한 시행사들도 수두룩하다. 다만 국세청의 법인세 신고 현황을 통해 이들의 수익을 유추하는 건 가능하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부동산개발업 법인은 2만6,646개였다. 이 법인들의 전체 수입금액은 69조357억 원이다. 여기서 각종 경비를 제외한 소득금액은 12조3,077억 원이고, 총 부담세액은 1조6,294억 원이다. 2016년과 비교하면 법인세 신고 법인수는 2배 늘었고, 수입금액과 소득금액은 각각 1.6배, 2.0배 증가했다.

한 시행사 임원은 "부동산 개발 규제가 갈수록 심해져 현재 사업 환경이 좋지는 않다"면서 "최근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규제를 일부 푼다고 하니 다들 그쪽을 알아보는 것 같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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