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면 대통령 2년 하고 철수"... 안철수, 초강수로 바람몰이

입력
2021.11.01 18:20
수정
2021.11.01 20: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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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대선출마 선언
'대통령 중간 평가' 파격 제안
"대선, 나쁜놈 이상한놈 추한놈만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 잔디광장에서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공동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 잔디광장에서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공동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대통령이 되면 중간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국민 신뢰를 50% 이상 받지 못하면 임기 중에 깨끗하게 물러나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대통령 임기 5년을 임의로 포기할 수 있다는 뜻으로, 대선 출마 명분을 보완하기 위해 초강수를 둔 것이다.

안 대표는 지난해 말 "차기 대선을 포기하겠다"고 한 지 약 1년 만에 말을 바꿨다. 그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3번째다. 그는 "시대 교체를 위해 출마한다"고 했지만, 시대 교체의 주역이 왜 자신인지는 명쾌하게 제시하지 않았다.

안철수, 세 번째 대권 도전... "새 시대의 마중물 역할"

안 대표는 국회 잔디광장에서 출마선언식을 열고 "5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판을 갈아야 한다. 시대 교체를 통해 새 시대의 마중물 역할을 할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2년, 2017년 대선에서 '새 정치'를 말한 안 대표의 정치 개혁 처방은 훨씬 독해졌다. ①대통령 임기 중간에 여야가 합의하는 방식의 조사를 실시, 국민의 신뢰를 50% 이상 받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되거나 ②2024년 4월 22대 총선에서 여당이 제1당이 되지 못하면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22대 총선을 기준으로 하면, 내년 5월 말 취임하는 대통령 임기는 단 2년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여론조사로 대통령 재임 기간을 결정하는 것이나 총선 결과와 대통령 임기를 연동하는위헌 논란을 부를 수 있다. 헌법은 대통령의 안정적 통치를 위해 정권 임기 5년을 보장한다.

"여야 후보 모두 부족" 이유 댔지만...

안 대표는 대선출마를 결심한 이유를 '다른 대선주자들의 자질 미달'에서 찾았다. 이번 대선을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는 '놈놈놈 대선'"이라고 규정하고 "그들이 국민을 절망케 한다"고 했다. 마음 줄 곳 없는 국민을 위해 스스로 나섰다는 뜻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국회 잔디광장에서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공동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국회 잔디광장에서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공동취재단

안 대표는 대선 불출마 약속을 어긴 데 대해선 "올해 4월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도중에 서울시장을 그만두고 대선에 나가는 일은 없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장이 되지 못했으니, 대선 출마는 말 바꾸기가 아니란 주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안 대표의 정확한 발언은 "제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배경을 이해해달라"는 것으로, 서울시장 당선과 대선 불출마를 연계하지 않았다.

윤석열·홍준표 "안철수와 연대 내가 적임자"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출마를 반겼다. 안 대표가 대선을 완주하기보다는 대선후보 단일화나 연립정부 구성 등의 형태로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안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활짝 열어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안 대표가 우리 정치에서 많은 역할을 하면서도 거기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세력을 연대해서 공동 정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고, 유승민 전 의원도 단일화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안 대표는 "(국민의힘 대선주자 중) 어떤 분이 총리나 장관으로 적합한 분인지 잘 관찰하겠다"며 정권교체의 주인공은 본인이라고 강조했다.


손영하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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