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총재선거부터 조기 총선까지 초스피드 속도전… 日 기시다, 승부수 결과는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 4일 취임한 지 4주 만에 던진 조기 총선(중의원 선거) 카드의 성패가 주목되고 있다. 내각 출범 당시 여론조사에선 이전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 직후보다 높지 않은 50% 전후 지지율이 나왔지만, 이조차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질 우려에 즉각적인 중의원 해산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실제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시간이 갈수록 자민당 지지율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2만5,000명이나 나왔던 8월과 달리 10월엔 확진자 수가 급감했고, 앞서 9월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차기 주자 경쟁이 연일 TV에 보도되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 흥행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자민당 지지율이 함께 올라 총선을 앞두고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총재 선거 직후 당 간부 및 내각 인사는 ‘도로 아베 정권’의 우려를 불렀고, '기시다 시대'를 느끼기엔 참신함이 부족했다. 여기에 입헌민주당과 일본공산당 등 5개 야당이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켜 여야 1대 1 구도가 오랜만에 펼쳐지자 자민당 안팎에선 위기감이 커져갔다.
옛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은 2012년부터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치른 세 차례 중의원 선거와 달리, 이번엔 40%에 이르는 선거구가 접전 지역으로 분류돼 자민당 단독 과반이 위태로울 것이란 전망도 한편에서 이어졌다. 이에 따라 기시다 총리는 선거 기간 내내 전국을 돌아다니며 응원 유세에 집중했다. 28일 하루만 보면 총 5개현에서 지원 연설을 하는 등 전세기까지 동원해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요미우리신문의 집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가 19일 선거 공시 이후 30일까지 유세 기간 이동한 거리만 1만3,046㎞에 이른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의 유세가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힘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라고 슈칸분슌이 최근 보도했다. 선거 초반 총리를 보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든 인파보다 동원된 듯한 사람이 많았고, 아베 전 총리의 과거 유세와 비교하면 10배나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정책 면에서도 ‘분배’를 강조한 점은 좋았으나 구체적인 방안이 뒤따르지 않았고, ‘새로운 자본주의’ 구호 역시 말만 거창할 뿐 아베노믹스의 성장 중심주의와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당 간부들의 실언은 기시다 총리에게 악재였다. 아마리 아키라 간사장은 아베 전 총리,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함께 이른바 ‘3A’의 한 명으로 인식되며 기시다 내각이 ‘간판만 바꾼 아베-스가 내각’이란 인식을 줬고, 자신의 지역구에서조차 야권 후보와 접전을 벌였다. 도쿄 등 도시지역에선 아마리 간사장이 응원 유세를 할수록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아소 부총재는 홋카이도에서 유세하면서 "홋카이도의 쌀이 맛있는 것은 농민의 노력 때문이 아니라 지구온난화 때문"이란 실언을 해 안 그래도 자민당이 어려운 싸움을 하던 홋카이도의 민심을 악화시켰다. 요미우리신문의 분석에 따르면 선거 초반 조사 때보다 종반 조사 때 자민당이 홋카이도와 오사카에서 각각 입헌민주당과 일본유신회에 밀리는 선거구가 늘어났다.
힘겨운 싸움이었던 만큼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유지하고 공명당과 함께 절대 안정 의석(261석)을 확보해 승리한다면 기시다 총리가 정국 주도권을 확보, 향후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자민당이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사실상 패배로 규정될 경우, 책임론은 불가피하다. 정권 초반부터 급격히 힘이 빠지게 된다. 다만 내각이 출범한 지 1개월밖에 안 된 만큼, 스가 내각처럼 1년짜리 ‘단명 정권’으로 끝날지 여부는 내년 7월 참의원 선거 결과가 남아 있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