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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야당 일본유신회, 의석 3배 급증 돌풍 예상... 이유는

입력
2021.10.31 21:00
수정
2021.10.31 21: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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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유신회 부대표인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지사가 지난 4월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당시 오사카 지역은 성급하게 긴급사태 선언을 해제했다가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했다. 오사카=AP 교도 연합뉴스

일본유신회 부대표인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지사가 지난 4월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당시 오사카 지역은 성급하게 긴급사태 선언을 해제했다가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했다. 오사카=AP 교도 연합뉴스


일본의 우파 야당 일본유신회가 31일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의석을 이전(11석) 보다 세 배 가까이 불릴 것으로 예상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애초 오사카 지역정당인 오사카유신회로 출발한 일본유신회는 31일 오후 8시 발표된 NHK 출구조사에서 34~47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0월 14일 중의원 해산 당시 11석이던 것에 비하면 서너 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 입헌민주당과 후보 단일화를 이뤄 낸 일본공산당, 국민민주당, 레이와신센구미, 사민당이 비교적 진보적이라면 일본유신회는 우파 야당이다. 오사카시 시장 출신으로 일본유신회의 부대표를 맡고 있는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올해 6월 오사카부립 전시시설이 ‘평화의 소녀상’ 등을 전시하는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간사이’ 측의 시설 이용을 취소하자 “(취소에) 찬성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7년 10월 오사카 시장 시절에는 당시 자매도시 결연 60주년을 맞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시에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이 세워지는 데 대해 항의 서한을 전달한 적도 있다. 이번 총선을 위해 내놓은 외교·안보 공약 역시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1% 이내로 제한하는 틀을 깨고 대테러, 사이버, 우주 등의 분야에서 방위 체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자민당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7년 11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에 있는 세인트메리 광장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기림비가 설치됐다. 당시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자매도시인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 시장 등의 집요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설치를 강행했다. 샌프란시스코=EPA 연합뉴스

지난 2017년 11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에 있는 세인트메리 광장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기림비가 설치됐다. 당시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자매도시인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 시장 등의 집요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설치를 강행했다. 샌프란시스코=EPA 연합뉴스


하지만 일본유신회가 오사카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는 이유는 이념보다는 교육 무상화와 지방분권을 강조하는 정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 정당은 개헌을 주장하지만 자위대 명기와 방위력 강화를 중요시하는 자민당과 달리 ‘교육 무상화’와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바꿔야 한다는 측면을 더 강조한다. 오사카 시장 시절부터 중학교 급식화, 고등학교 무상화, 자녀 의료비 무료 등 자녀가 있는 가정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 온 것이 큰 호응을 얻었다.

자민당에 대해서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는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취임한 후로는 거리를 두고 있다. 입헌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유신회를 지지하면 자민당에 유리해진다고 주장하지만, 일본유신회 지지자들 중에는 자민당 대신 유신회를 선택해야 자민당을 견제하는 것이란 인식이 있다. 이 때문에 자민·공명당이 혹시나 의석 수가 줄어 연립 정부 구성을 요청하더라도 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다만 이념적 지향이 비슷한 만큼,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여당과 공조하면서 늘어난 의석만큼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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