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원희룡은 '화기애애', 홍준표·유승민은 '송곳 검증'

입력
2021.10.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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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마지막 맞수 토론]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채널A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후보 경선 제9차 토론회에서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채널A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후보 경선 제9차 토론회에서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마지막 ‘1대 1 맞수 토론회’에서는 극과 극의 분위기가 연출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시종 상대의 정책과 국정운영 기조를 후하게 평가했지만,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토론 내내 치열한 정책 공방을 벌였다.

尹, "元과 같은 생각. 함께하자"

윤 전 총장과 원 전 지사의 1대 1 토론은 원 전 지사가 자신의 정책과 국정운영 철학을 설명하면 윤 전 총장이 이에 공감하고 동조하는, ‘칭찬 릴레이’식으로 진행됐다.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하는 원 전 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기본소득을 비판하며 “목돈을 푼돈으로 쪼개 당장의 욕구를 써버리는 기본소득적 접근도 그렇고 현 정부나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의 정책이 아닌, 표를 사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하자, 윤 전 총장은 “원 전 지사의 생각이 바로 제 생각”이라고 맞장구쳤다.

또 정치개혁 구상을 두고 원 전 지사는 “정당은 국민의 의사를 모으고 대변하고 공직선거를 통해 정책에 반영하는 기능”이라며 “공천권은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다시 “제가 생각하는 정답을 말씀해줬다”고 화답했다. 이런 핑크빛 기류 탓에 공방다운 공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윤 전 총장은 토론 중반쯤 “시간이 10초 남았으니 원 전 지사가 쓰시라”면서 발언 기회를 더 주기도 했다. 마무리 발언 역시 “함께하시죠”라는 윤 전 총장의 제안에 원 전 지사는 “네”라고 답했다.

洪 "경제부총리를"·劉 "법무장관을"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채널A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후보 경선 제9차 토론회에서 유승민(왼쪽)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채널A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후보 경선 제9차 토론회에서 유승민(왼쪽)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정공법으로 맞섰다. 네거티브 공방 대신 세부 정책을 사이에 놓고 상대의 허점을 파고드는, ‘송곳 검증’으로 일관했다. 포문은 유 전 의원이 열었다. 그는 홍 의원의 공약을 ‘보수적이고 극우적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한 뒤 “4년 전엔 모병제에 대해 젊은 사람들 표를 노리는 얄팍한 ‘표퓰리즘’이라며 징병제를 주장했는데, 모병제 실시로 입장이 바뀐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홍 의원은 “점점 군대에 갈 인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지원자를 중심으로 군인다운 군인을 길러야 한다는 차원”이라며 “세계적인 추세가 모병제”라고 설명했다.

복지 비용과 관련해서도 유 전 의원은 “(홍 의원 주장대로) 소득세와 법인세, 재산세 등 세금을 낮추면 나중에 복지 비용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재원 마련 방안을 물었고, 홍 의원은 “국민 전체에 일괄적으로 지급되는 복지보다는, 가난한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채택하겠다”고 했다. 그는 “무상급식과 무상보육도 줄이겠다는 것이냐”는 유 전 의원의 거듭된 공격에도 “없애자는 게 아니고 그 돈이 가계에 별다른 도움이 안 되는 계층까지 꼭 돈을 지급해야 하느냐는 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보단일화 이슈를 두고 뼈 있는 농담도 오갔다. 유 전 의원의 정책 질문이 이어지자 홍 의원은 “경제부총리를 하시면 안 되겠느냐”고 제안했다. 유 전 의원은 곧장 “제가 대통령이 되면 홍 후보님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할까 싶다”고 받아쳤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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