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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밑창 떨어진 낡은 구두... '짠한 공무원' 정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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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사적모임 제한이 풀리면서 자영업자와 일반인들은 드디어 숨통이 트인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방역의 총책임자인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정반대다. 얼굴과 머리, 심지어 구두까지 정 본부장의 모습을 보면 그의 걱정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정 본부장은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단계적 일상회복 최종 시행방안을 발표했다. 2년 가까이 이어온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단락하고, 새로운 방역 체계를 시도하는 만큼 국민의 관심은 컸다. 그러나 새 방역 대책 못지않게 사람들의 시선을 끈 게 있다. 바로 정 본부장의 낡은 구두다.
정 본부장은 이날 밑창이 떨어져 벌어진 낡은 구두를 신고 나왔다. 구두 앞부분도 닳아 색깔이 변했다. 차림새도 신경 쓸 겨를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정 본부장의 하루를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정 본부장은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 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사적모임이 늘고 사람들의 대면 접촉 시간이 길어지기에 확진자가 증폭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은 영국과 이스라엘, 싱가포르도 위드 코로나 시행 직후 확진자가 급증한 사례가 있다.
누리꾼들은 이에 "명품 구두 사 신으셔도 불만이 없다"며 정 본부장에게 응원을 보냈다. "구두 사진 보자마자 코끝이 찡해진다", "가뜩이나 고생하시는데 좋은 거 드시고 좋은 거 쓰세요", "정 본부장에게 훈장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응했다.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청의 첫 수장에 올랐지만 취임 직후부터 늘 격무에 시달려야 했다. 코로나19로 과로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몸은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바뀌는 정 본부장의 모습은 이를 증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머리카락은 진한 검은색이었지만, 정수리가 하얗게 변하더니 어느덧 흰머리가 머리를 덮었다. 날이 갈수록 수척해졌다. 당시 정 본부장은 '짠한 공무원'의 상징이 됐고, 국민은 정 본부장을 격려했다.
정 본부장의 하루는 7월에 또다시 주목받았다. 당시 정 본부장의 올해 6월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공개됐는데, 사용액은 399만5,400원이었다. 총 사용 횟수 32건 중 7건은 분식집과 도시락 가게, 우동 가게 등 상대적으로 밥값이 저렴한 식당이었다. (관련 기사 ☞ '정은경 카드' 사용내역 깜짝 공개에..."더 좋은 거 드시지" "짠하다")
음식은 대체로 포장 배달로 알려졌다. 업무추진비 결제 시간은 주로 점심 식사나 저녁 식사를 앞둔 오전 11시 30분 이전, 오후 6시 이전이 많았다. 직장인들이 몰리는 식사 시간을 피해 음식을 일찍 배달 주문한 것이다.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한 방역 지휘관답게 이를 실천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방역당국 관계자는 "본부장님이나 직원들 대부분 구내식당보다는 외부에서 도시락을 배달시켜 식사한다"며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혹시 확진자가 나오면 방역 업무가 지장을 받을 수 있어 모여서 먹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고생하시는데 식사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간식도 제대로 드실 시간이 없는 것 같다", "더 좋은 거 드셔도 비난할 사람 없을 것이다"며 안타까워했다.
정 본부장의 노고에 전 세계도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영국 BBC는 '올해의 여성 100인'에 정 본부장을 선정했다. 한국인이 이름을 올린 건 정 본부장이 유일했다. BBC는 당시 선정 이유에 대해 "바이러스 사냥꾼으로 표현되는 정 박사는 한국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이끌었다"며 "첫 여성 본부장이자 현 한국 질병관리청 수장인 그는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보이는 침착한 태도와 투명한 발표로 잘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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