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제가 불쑥 나온 거? "약자에 경쟁 강요하는 구조 고민하자는 것"

입력
2021.10.29 15:0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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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대변인 박찬대 의원
총량제 배경 설명...즉흥적 발언 아니란 취지
"여러 문제점으로 당장 시행은 어렵단 결론"
'이재명이 황무성 사퇴에 관여했다' 의혹엔
"황무성의 일방적 주장, 신빙성 없어" 일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을 방문, 상점에서 떡을 구입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을 방문, 상점에서 떡을 구입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 박찬대 의원'음식점 허가 총량제'(총량제)에 관해 "약자들에게만 자유란 명목으로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사회 구조에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고려됐으나, 여러 어려움으로 당장 시행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즉흥적으로 나온 아이디어는 아니며 그렇다고 당장 해야 한다는 뜻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총량제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이 후보는 27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열린 전국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해서 못 하긴 했는데 총량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 마구 식당을 열어서 망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 선량한 규제는 필요하다"며 총량제를 거론했다.

그러자 야당을 중심으로 '시장 경제를 부정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총량제로 인한 권리금 상승 및 담합이라는 부작용을 우려하며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총량제, 사회·경제 구조 전환 고려하며 나와"

이재명 캠프에서 논평과 함께 배포한 백종원 대표의 2018년 10월 국정감사 발언. 이재명 캠프 제공

이재명 캠프에서 논평과 함께 배포한 백종원 대표의 2018년 10월 국정감사 발언. 이재명 캠프 제공

박 의원은 "총량제라는 생각이 나온 것은 소상공인이 삼중고에 시달리는 사회·경제 구조에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소상공인의 삼중고란 '①고용과 관계된 사회안전망 부실 →②진입장벽 낮은 소규모 서비스 창업 → ③프랜차이즈·플랫폼 기업의 갑질'의 연쇄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정치인 입장에서는 약자들에게만 자유라는 명목으로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사회는 아니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러 가지 어려움이나 문제점들도 있기 때문에 총량제를 당장 시행할 수는 없다고 얘기된 것"이라고 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3년 전 국감 발언도 언급했다. 백 대표는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자영업 진입장벽을 높이고, 충분히 교육받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총량제가 백 대표의 주장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외국은 허가제이지만 한국은 신고만 하면 돼 실패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며 "진입 장벽을 높인다는 건 그런 제도적 보완과 함께 (창업 준비를 위한) 사회적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4일제는 후보 본인 생각 언급"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이 후보의 '주 4일 근무제' 언급"정책 공약으로 공유되거나 검토된 적은 없다"며 "언론 인터뷰 과정에서 본인 생각을 얘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우리 정책팀과 얘기해 봤더니 고민할 지점이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고 여지를 뒀다.

이 후보는 27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인간다운 삶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주 4일제는 언젠가 해야 할 일이다. 장기적인 국가과제가 되겠지만 4차 산업혁명에 맞춰 가급적 빨리 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무성 녹취록은 일방적 주장... 발언 신빙성도 없어"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검찰 참고인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검찰 참고인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이 후보가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 사퇴를 압박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대장동 개발 특혜' 건에 대해서 박 의원은 "황 전 사장의 주장이나 그가 폭로한 녹취록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황 전 사장은 유한기 당시 성남도공 개발본부장과 자신의 대화를 담은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이 지사가 자신의 중도 사퇴에 관여했고, 이후 대장동 사업이 민간사업자들에 유리하게 흘러갔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또 자신의 사퇴 이후 대장동 공모지침서의 수익 배분 구조가 화천대유에 유리하게 바뀌었다며 공모지침서 '속지갈이' 의혹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녹취록은 황 전 사장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좀 더 정확한 증거자료를 기초로 수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을 근거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공모지침서 속지갈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황 전 사장 발언의 신빙성도 깎아내렸다.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종용한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로부터 2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유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이 사기 사건 재판에 연루된 사실을 알고 공사에 누가 되거나 본인 명예를 고려해 사퇴를 권유하게 된 것"이라며 "유 전 본부장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해 사실 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 후보가 황 전 사장 사퇴를 사전에 정말 몰랐나'고 묻자 박 의원은 "그 부분은 제가 잘 모른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재차 '이 후보가 국감에서 영향있는 분이 왜 그만두는지 의아했다고 했다'고 묻자, "그럼 (몰랐다는 게) 맞겠죠"라며 확답을 피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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