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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 조문한 이순자씨... 5·18 질문엔 침묵

입력
2021.10.28 17:50
수정
2021.10.28 19: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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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현철씨도 조문
반기문·김기춘 등 정계 인사 줄이어
싱하이밍 中대사 "양국 수교, 큰 결단"
윤호중 "현대사 명암 모두를 갖고 계신 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왼쪽 두 번째) 여사가 28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유족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왼쪽 두 번째) 여사가 28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유족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 사흘째인 28일 빈소엔 정치·외교 분야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육군사관학교 동기로, 12ㆍ12 군사 쿠데타 이후 권력서열 1, 2위를 나눠 가진 전두환 전 대통령을 대신해 배우자인 이순자 여사도 조문했다. 이씨는 아들 재국씨의 손을 잡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노 전 대통령 별세 소식을 전해 듣고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는 전 전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고인의 배우자인 김옥숙 여사와 아들 노재헌씨가 이 여사를 직접 맞았고, 1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 여사는 "전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못해 못 와서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전 전 대통령이 유혈 진압한 데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 여사는 인상을 찡그렸다.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이내 차량에 올라 장례식장을 떠났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빈소를 가장 먼저 찾은 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었다. 반 전 총장은 “외교관 입장에서 보면 고인은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을 대폭 확대한 분”이라며 “아무도 생각지 못한 동구권과 북방외교를 하고 중국과도 수교함으로써 40개국 이상의 외교 관계를 넓혔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태우 정부에서 외무부 국장, 외무장관 특별보좌관을 지냈다.

고인에게 정권을 이어 받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도 조문했다. 그는 “온건 군부세력 대표인 노 전 대통령과 온건 민주화세력인 김 전 대통령의 대타협이 없었다면 민주화 이행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선 “오늘은 문상하는 자리다. 과거 군부의 과오는 다 아실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박근혜 정부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빈소를 찾아 “권위주의 정부에서 민주정부로 이양할 때 과도기적 역할을 아주 훌륭하게 수행하셨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그는 노태우 정부의 법무부 장관이었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방명록에 “중한 수교와 관계 발전에 기여해주신 공헌이 길이길이 빛날 것”이라고 적었다. 노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의 문제는 우리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 대해 간섭할 생각은 없다”며 “중국과 수교를 하는 데 큰 결단을 하셨다는 걸 잊지 않겠다”고 답했다.

신군부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다 징역형을 받았던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빈소를 찾았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현대사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 모두를 갖고 계신 분"이라며 "고인에 대해 저는 개인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선거 이후에 신군부에 대해서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제 감정은 다 내려놓았다"고 말했다.

박철언 전 정무 제1장관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노 전 대통령과 가까운 원로 정치인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빈소를 지켰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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