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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살해 10대 형제 "웹툰 못 봐 아쉽다"더니 반성문은 두 번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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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부모를 대신해 9년간 자신들을 돌봐준 친할머니를 무참히 살해하고 이를 방조한 10대 형제가 재판부에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 알게 됐다”며 “착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반성문을 냈다. 뒤늦게 반성과 후회의 심경을 전한 것이다. 형제는 28일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친할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A(18)군과 옆에서 범행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동생 B(16)군의 첫 재판이 이날 오전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렸다. 진한 연두색 수의를 입고 나란히 법정에 들어선 형제는 검사가 공소장을 읽는 내내 무덤덤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평소 친할머니가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하는 등 자주 갈등을 겪었다. A군은 범행 전날인 8월 29일 친할머니가 "스무 살이 넘으면 나가서 살아라"고 말하자, 살해하려는 마음을 먹었다. A군은 이날 동생 B군에게 "할머니를 죽이자"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부엌에서 미리 흉기를 준비했다. A군은 다음 날 0시 10분쯤 흉기로 친할머니의 등과 옆구리 등을 61차례나 찔러 살해했다.
아내가 손자들에게 무참히 살해되는 광경을 목격한 친할아버지는 형제에게 "할머니를 병원에 보내자"고 말했지만, A군은 "할머니가 가신 것 같다. 따라가셔야지"라며 친할아버지까지 협박했다. A군의 친할아버지는 90세의 고령에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라 A군의 범행을 말리거나 도망가지 못했다. 겁을 먹은 할아버지는 형제 앞에서 손을 빌며 "내가 잘못했다"고 말했고, B군이 만류하면서 추가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검찰은 "A군 형제는 조사를 받으며 '웹툰을 못 봐 아쉽다'고 말하는 등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재범 위험성을 인정해 A군에 대해선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보호관찰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형제들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일부 차이가 있긴 하지만,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선 A군이 재판부에 두 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사실도 확인됐다. A군은 반성문을 통해 "(사회에 다시) 나가게 되면 봉사하고 싶고 특히 노인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스스로 과거가 불쌍하다고 생각한다"는 심경을 나타냈다.
재판부는 검찰에 "할아버지에 대한 존속살해미수 범행이 장애미수(외부 요인으로 범행이 일어나지 않은 경우)인지 중지미수(임의로 범행을 중지한 경우)인지에 대해 살펴봐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피고인 신문을 통해 성장 과정 및 범행과 관련된 심경을 피고인들에게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12월 6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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