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김어준 출연' TBS 예산 100억 삭감 추진… 시의회 벽 넘을까

입력
2021.10.28 10:00
수정
2021.10.28 10:1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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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출연금 70%대에서 50%까지 낮출 계획
민주당 장악한 시의회 반발로 통과는 어려울 듯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캡처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캡처

서울시가 내년도 TBS 교통방송 예산을 100억 원가량 삭감할 방침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예산안을 심사할 시의회를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그동안 TBS 교통방송 수입 70% 이상을 차지하던 시 출연금 비중을 50~60%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매년 TBS에 300억~400억 원을 지원했지만, 내년엔 100억 원 정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올해 지급한 출연금은 375억 원으로, 이는 TBS 전체 예산(515억 원)의 73%에 해당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TBS 지원 예산을 줄이는 데 대해 "서울시 출연기관의 평균 출연금 비율이 42%인데 TBS만 70%대에 달하고, 공영방송과 교육방송의 공적자금 투입이 30~40%대인 점을 고려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라디오 상업광고를 허용 안 해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TBS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그동안 TBS의 정치적 편향성을 두고 줄곧 문제를 제기해왔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TBS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재정 압박과 보도분야 제한을 예고했으며, 취임 후에도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진행자가 있는 편향된 프로그램"이라며 출연하지 않고 있다. 최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TBS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자, 오 시장은 "여러 가지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TBS 출연금을 삭감한 서울시 예산안이 시의회에서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의회 전체 의석 110석 중 99석이 민주당 소속이라, 시의회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규복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방통위가 라디오 상업광고를 허용하지 않아 재정이 어려운데 이 정도 삭감 규모라면 TBS의 정상적 운영이 어렵다"며 "아예 사업 자체를 못하고 프로그램이 다 없어질 수도 있어서 의원들과 상의해서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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