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경찰’은 딸의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몰아보기 연구소]

입력
2021.10.30 10:30
12면
구독

드라마 '해피 밸리' 시즌1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 주말 소개합니다.

영국 중부 소도시 경찰인 캐서린은 직무에 충실한 베테랑이다. 자신만만한 외모와 달리 마음에 깊은 상처를 지녔다. BBC STUDIOS 제공

영국 중부 소도시 경찰인 캐서린은 직무에 충실한 베테랑이다. 자신만만한 외모와 달리 마음에 깊은 상처를 지녔다. BBC STUDIOS 제공

왓챠 바로보기 | 6부작 | 18세 이상

캐서린(새러 랭커셔)은 경찰이다. 영국 중부 소도시 캘더 밸리에서 거주하고 일한다. 나이는 47세. 경력 많은 그는 범죄자 다루는 데 능숙하다. 분신하겠다며 경찰과 대치한 마약 중독자를 어르고 달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경찰복을 벗으면 평화로운 일상이 기다리면 좋으련만 가정이라는 또 다른 전쟁터가 그를 기다린다.

①수난 많은 가정

캐서린은 마약 중독 치료 중인 동생 클레어(시오밴 핀너런), 손자 라이언과 함께 산다. 남편과는 헤어졌다. 자녀는 둘. 아들은 결혼 후 따로 사는데 캐서린을 멀리한다. 딸은 10대에 라이언을 낳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딸은 로이스(제임스 노튼)라는 불량배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라이언을 임신했다. 캐서린은 딸의 죽음이 성폭행에 따른 후유증이라고 여긴다.

마음 곳곳에 생채기가 난 캐서린은 동생과 라이언을 보살피며 묵묵히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 로이스의 출소 소식은 큰 충격이다. 캐서린은 로이스에게 어떤 식으로든 복수를 하겠다고 벼른다.

②경찰은 모르는 납치사건

캐서린은 복수를 꿈꾼다. 예기치 않게 원수와 대면하게 된다. BBC STUDIOS 제공

캐서린은 복수를 꿈꾼다. 예기치 않게 원수와 대면하게 된다. BBC STUDIOS 제공

소도시의 풍광은 평화롭다. 하지만 범죄가 일상화돼 있다. 사람들은 노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는 척하며 마약을 구매한다. 시의회 의원도 예외는 아니다. 음주운전을 하다 추돌사고를 낸 뒤 조사에 나선 캐서린을 윽박지른다.

평범한 회사원 케빈 역시 범죄에 물든다. 그는 돈이 필요하다. 두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기 위해서다. 사장인 네비슨을 찾아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데 사장은 손사래를 친다. 케빈은 서운하기 그지없다. 네비슨은 아버지의 동업자인 데다 자신은 회사에 충성을 다했다는 생각에서다.

케빈은 주말에 캠핑장을 찾았다가 캠핑장 사장 카우길이 마약을 운송하려는 모습을 목격한다. 카우길이 케빈을 위협하자 케빈은 함께 범죄를 모의하자고 제의한다. 공범이 되면 마약 밀매를 신고할 수 없을 거 아니냐는 뜻에서다. 케빈이 제안한 범죄는 네비슨의 딸인 앤을 납치하는 것이다.

③원수와 맞서다

드라마 '해피 밸리'. BBC STUDIOS 제공

드라마 '해피 밸리'. BBC STUDIOS 제공

카우길의 수족 2명이 앤을 납치한다. 납치범 중 한 명이 로이스다. 로이스는 카우길이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악랄하고 폭력적이다. 아무렇지 않은 듯 강력 범죄를 저지른다. 네비슨은 딸의 납치 사실을 알고 나서도 카우길의 협박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다. 케빈의 제안과 달리 카우길은 몸값을 더 올려 받으려 한다. 사건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몸값을 받고 앤을 무사히 풀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케빈은 뒤늦게 후회한다.

캐서린은 복수를 위해 로이스의 행방을 쫓는다. 신고가 들어오기 전부터 로이스가 어느 납치사건에 관여돼 있음을 직감한다. 사건이 진행될수록 캐서린은 로이스에 가까이 접근하게 된다. 두 사람은 목숨을 건 싸움을 하게 된다.

※몰아보기 지수: ★★★☆(★ 5개 만점, ☆ 반개)

제목은 ‘행복한 계곡’이지만 내용은 행복과 거리가 멀다. 일종의 반어법인 셈. 사람들은 실업의 고통에 시달리고 마약에 절어 산다. 돈이 궁한 사람들은 범죄에 빠져든다. 캐서린은 기자인 전 남편에게 왜 마약 중독자들이 넘쳐나는지 기사를 써보라고 권한다. 경제 문제가 영국에서 마약 중독자와 범죄자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범죄드라마이나 장르물의 전형성을 탈피했다. 카메라 움직임을 줄이고 실제 사건을 지켜보는 것처럼 표현했다. 화면에는 냉기가 강하다. 상처 많은 중년 여성경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도 신선하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