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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때마다 남 좋은 일”…日 수소차 시샘하는 베이징의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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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다야오만 부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유입 우려에 방호복을 입은 요원들이 길게 늘어선 자동차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 일본에서 들여온 5인승 도요타 수소연료전지차 140대는 이날 바로 세관을 통과했다. 중국이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해외에서 처음 수입한 수소차다.
중국신문망 등은 “통관 자동화로 예전과 달리 검사가 하루 만에 끝났다”며 “수소차는 에너지 효율과 안전성이 높고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수명이 길다”고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일본 수소차는 베이징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75㎞ 떨어진 청정 산악지역 옌칭으로 옮겨져 대회 기간 관람객과 운영요원 이송 업무에 투입된다. 옌칭은 알파인 스키와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중국은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수소차를 홍보했다. 하지만 여론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올림픽처럼 중요한 행사에 왜 중국산을 사용하지 않고 굳이 일본 수소차를 수입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대체 누가 올림픽의 주인공인가”, “일본이 중국보다 더 대국인가”, “중국은 환경을 보호할 역량이 없나” 등 질책성 인터넷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일부 네티즌은 한국과 연관된 쓰린 기억을 곱씹었다. “베이징하계올림픽 때는 시내 택시를 전부 현대자동차로 바꾸더니 동계올림픽에서는 일본차를 선전하고 있다”면서 “중국차의 성능이 떨어져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원인 때문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현대차 쏘나타와 아반떼XD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한 6만7,000대 규모 택시 교체사업의 표준양식으로 채택돼 베이징 전역을 휩쓴 전례를 지적했다. 전 세계 최초로 여름과 겨울올림픽을 개최하는 베이징이지만, 공교롭게도 대회에 앞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시행한 정책이 모두 외국 업체들의 배만 불렸다는 것이다.
중국은 수소차 관련 특허가 가장 많은 국가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선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19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수소설비와 충전소 건설을 강조하며 수소산업 지원을 본격화했다. 2013년 수소사회 건설 비전을 제시한 일본보다 6년 늦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지난해 4월에서야 수소를 위험화학품에서 주요 에너지원으로 분류했다.
올림픽을 앞둔 베이징이 지난 8월 청사진을 공개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2025년까지 5년간 수소차를 1만 대 이상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2016~2020년 중국 전역에서 판매된 수소차(7,345대)보다 많다. 수소기업은 10~15개 육성하고, 수소충전소도 37개 증설할 계획이다.
다만 중국의 수소차는 상용차(버스, 트럭) 중심이어서 승용차 위주로 보급해온 일본과는 방향성이 다르다. 중국이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에서 수소차를 수입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수소충전소는 69개로 일본(142개)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국은 60개의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화징정보망은 “중국의 수소차 관련 특허는 대부분 실용신안이나 외관특허여서 핵심 발명특허는 일본이 훨씬 더 많다”며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격차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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