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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에 정치권 '애도' 한목소리... 메시지는 온도차

입력
2021.10.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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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노재헌, 5·18 사과 평가할 만"
윤석열 "북방정책, 참 의미 있는 성과"
홍준표, '범죄와의 전쟁' 등 높은 평가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88년 서울올림픽 관련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88년 서울올림픽 관련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

2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하자 정치권은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다만 추모 메시지의 결은 달랐다. 국민의힘은 공과(功過)를 두루 짚었고, 더불어민주당은 과오에 무게를 뒀다. 청와대는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 노 전 대통령 별세 소식에 국민의힘은 대선주자들부터 빠르게 움직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취재진과 만나 “북방정책이라든가 냉전이 끝나갈 무렵 우리나라 외교의 지평을 열어주신 것에 대해 참 의미 있는 성과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홍준표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가장 잘한 정책은 북방정책과 '범죄와의 전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북방정책을 일컬어 ‘보수진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역시 “영면을 기원하며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는 입장을 냈다.

침묵하던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저녁 늦게 "노 전 대통령은 우리 현대사에 빛과 그늘을 함께 남겼다"며 "고인의 자녀가 5· 18 영령께 여러 차례 사과하고 참배한 것은 평가 받을 일"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장남 재헌씨가 병상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을 대신해 5·18 민주묘지를 4차례 찾아 사죄한 것을 평가한 것이다. 이 후보는 27일 노 전 대통령 빈소를 방문한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전두환과 함께 12ㆍ12 군사쿠데타를 주도하며 내란죄를 범한 큰 오점이 있는 분이지만 마지막 떠나는 길인 만큼 예우를 갖추고자 한다”고 명복을 빌었다.

각 당 평가에는 온도 차가 뚜렷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외교적 성과를 언급하면서도, 군사쿠데타와 민간인 학살 개입 등의 과오도 비판했다. 또 “불행한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은 고인의 치적보다는 역사적 허물을 좀 더 부각했다. 이용빈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을 “군사쿠데타의 주역이자 광주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에 가담한 역사의 죄인” “결과적으로 군사독재를 연장했고, 부족한 정통성을 공안 통치와 3당 야합으로 벗어나고자 했던 독재자” 등으로 묘사했다. 그의 죽음을 “영욕의 삶을 내려놨다”고 총평하기도 했다. 추징금 완납과 자녀를 통한 사죄 등은 긍정적으로 봤다. 송영길 대표는 27일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날 별도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비서실이 국정감사를 받는 중이라 애도 메시지를 낼지, 조문을 갈지 등 여부는 27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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