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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00명 이상 집회를"... 노동계 '코로나 계엄령' 해제에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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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다음 달부터 접종 완료자의 경우 499명까지, 12월 중순부터는 수천 명 이상 모인 집회가 허용된다. 노동계나 시민사회단체들이 '코로나 계엄령'이라 불렀던 집회 금지 조치가 해제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3월 대선까지 억눌려온 집회 수요가 폭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가 '안전한 집회'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로드맵 초안을 보면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되는 1단계에서 행사 및 집회는 미접종자를 포함할 경우 99명까지, 접종자 및 음성확인자만에 한해 499명까지 집합이 허용된다. 12월 13일부터 적용되는 2단계에선 접종 완료자의 경우 행사나 집회에 인원 제한이 없어지고, 내년 1월 24일 시행되는 3단계에서는 접종 여부 관계없이 행사·집회가 전면 허용된다.
이 계획대로라면 서울에서는 지난해 2월 이후 100명 이상 모이는 집회가 처음 허용된다. 지난해 가을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였을 때도 서울시는 집회에 대해서 만큼은 2단계를 적용, 100명 미만만 허용했다. 야외 행사이긴 하지만 밀집 밀착한 형태로 진행돼 감염 위험이 높고 감염 경로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7월 4차 대유행 이후에는 아예 1인 시위만 허용했다. 이런 강력한 억제 정책은 경찰청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2018·2019년 각각 1건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 집회 금지 통고는 지난해 3,867건, 올해엔 8월까지 3,206건에 이르렀다.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코로나 계엄령'이라고 반발해왔다. 거리두기 4단계 중에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최대 7,500명까지 입장이 가능한데, 유독 집회·시위에 대해서만 엄격하다고 비판했다. 또 대선 후보 경선 때문에 여당이 수백 명의 지지자들을 모아 놓고 행사를 진행한 것에 대해서는 "공적 활동"이라면서, 민주노총과 자영업자들의 시위를 막은 것은 이중 잣대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위드 코로나에 대해 노동계는 일단 환영 분위기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실외 집회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거의 없는데도 정부가 무리하게 막았다는 비판론도 컸기에 정부가 전향적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도 "집회는 물론이고 기자회견도 하기 힘들었는데, 일부나마 규제가 풀린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실외 집회를 실내 결혼식이나 행사 수준으로 억눌렀다는 불만도 나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스포츠나 공연 등에 대해선 관대한 반면, 정치적인 요구가 나오는 집회나 행사에 대해선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다른 영역처럼 차라리 '안전한 집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편이 낫다고 지적한다. 내년 대선 국면을 맞아 여러 정치적 요구가 분출할 텐데, 무조건 말릴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당장 민주노총만 해도 다음 달 13일 고(故) 전태일 열사 기일에 맞춰 노동자대회를, 내년 1월 수만 명이 참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를 연다. 다음 달 17일에는 농민단체가 주최하는 농민총궐기 대회도 예정돼 있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집회 참여 인원을 제한하는 것보다 참여 인원들이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안전한 집회가 이뤄지도록 구체적인 행동 수칙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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