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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미 반도체 국장급 대화채널 신설…"반도체 정보 요청에 우려 전달”

입력
2021.10.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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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 동북부의 믈라다볼레슬라프에 있는 스코다 자동차 공장 주차장에 반도체 부족으로 출고되지 못한 차량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 20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 동북부의 믈라다볼레슬라프에 있는 스코다 자동차 공장 주차장에 반도체 부족으로 출고되지 못한 차량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 AFP 연합뉴스

한미 정부가 양국 간 반도체 분야 협력에 필요한 국장급 대화채널을 신설한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우석 산업부 소재융합국장은 전날 열린 모니카 고먼 미 상무부 제조담당 부차관보와 화상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양국 간 반도체 파트너십을 논의했다. 양국은 반도체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차원에서 기존의 국장급 한미 산업협력대화도 확대·격상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산업협력대화는 지난 2017년 6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정례적으로 열기로 한 채널이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정보 요구에 대한 우려를 재차 전달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반도체 공급망 점검을 이유로 지난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 제품별 매출액, 재고, 주문 및 선적 등 구체적인 현황을 묻는 설문지에 대한 답변을 다음 달 8일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현재 방미 중인 김정인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전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레미 펠터 미 상무부 차관보와 면담에서도 반도체 정보 공개 관련 영업비밀 유출 등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우려를 전했다.

기업들의 반도체 관련 정보가 제출되면 미 상무부가 글로벌 업계 현황을 손바닥 보듯 꿰뚫게 되는 건 물론 해당 자료가 미국업체에 누출될 경우 외국업체는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우리 기업들의 경쟁업체인 대만 TSMC가 최근 미 상무부 요청에 따라 반도체 공급망 정보를 제출키로 결정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자료 제출을 거부하기엔 곤란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은 다음 달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 등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자료를 미국 측에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 자료 요청에 대해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다”며 “앞으로도 긴밀히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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