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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난 경선서 모질게 해서 사과"... 문 대통령 "이제 그 심정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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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차담은 50분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대선을 4개월여 앞두고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의식한 듯 대장동 의혹이나 부동산 문제 등 현안보다 '정책 경쟁' 당부와 덕담을 주고 받는 모습이었다. 특히 당내 비주류로 대선후보 선출 이후 경선 후유증에 시달린 이 후보가 '현재 권력'인 문재인 정부 계승을 강조한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차담 배석 후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가 청와대에 초대해 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했고, 어제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잘 들었는데 자신의 생각과 너무 똑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회동에는 이 수석이 유일하게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정책 경쟁을 벌일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은 정책보다 다투거나 네거티브한 측면들을 많이 보도하지만 정책 경쟁은 꼭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로 정책도 과감하게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조언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과 제 생각이 너무 일치해서 놀랄 때가 있다"고 반응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과의 연속성을 부쩍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위기로 디지털 전환이 빨라졌고 기후위기 대응도 가속화하는데 이러한 짐은 현 정부보다 다음 정부가 지는 게 더 클 것 같다"고 하자, 이 후보는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답하기도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에게 "우리 민주정치사에 유례 없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이 놀랍다"고 덕담했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에게 "마음에 담아둔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었다"며 "지난 대선 당시 제가 좀 모질게 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내 '비주류'이자 '비문재인계'인 이 후보는 당시 1위 주자였던 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됐으니까 그 심정을 아시겠죠"라며 화답했다. 대선후보 선출 이후에도 경선 후유증으로 속앓이를 했던 이 후보 입장을 이해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가치는 민생개혁과 평화인데 문 대통령이 잘 수행했다"면서 "경기지사도 문재인 정부의 일원 아니냐. 끝까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한 정부,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도 "끝까지 많이 도와달라"고 화답했다.
다만 이 수석은 "대장동 의혹이나 부동산 등과 관련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대장동의 '대'자도 나오지 않았다"며 "사전에 이 후보 측과 얘기한 것은 선거운동 관련한 얘기는 하지 않는 것으로 하자고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한 대화도 없었다고 한다. 이 수석은 "오늘은 무거워질 수 있는 얘기를 다 피하다보니 가벼운 얘기만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 후보는 끝으로 "지난번 만났을 때보다 얼굴이 좀 좋아지셨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이제는 피곤이 누적돼 도저히 회복되지 않는다"며 "현재도 이빨이 하나 빠져 있는데, 국가 기밀"이라고 농담으로 답했다. 이 후보에게도 "대통령 자리는 일 욕심을 내면 한도 끝도 없더라"며 "일종의 극한직업이니 체력 안배도 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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