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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재활용이 기업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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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잖아도 심각했던 쓰레기 문제가 코로나19 이후 더욱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생태계 파괴 뿐 아니라 주민 간, 지역 간, 나라 간 싸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쓰레기 박사' 의 눈으로 쓰레기 문제의 핵심과 해법을 짚어보려 합니다.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의 저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한국일보>에 격주로 연재합니다.
올해 7월 미국 석유화학업계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사용되는 모든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생원료가 30% 이상 의무적으로 사용되도록 해달라고 연방정부에 요청했다. 기업이 앞장서서 환경규제를 강화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그뿐만 아니다. 세계 굴지의 주요 기업들 모두 재활용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재생원료를 사용하겠다고 너도나도 선언하고 있다. 코카콜라나 펩시, 네슬레 등은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 내 재생원료 사용비율을 25% 이상, 2030년까지는 50% 이상 높이겠다고 선언하고, 매년 재생원료 사용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BMW나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 등도 재생원료가 사용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쓰레기 문제에 대해 생산자에게 실질적인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쓰레기를 사지 않을 권리,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새롭게 대두되면서 생긴 변화다.
실제 유럽연합(EU)에서는 2019년 에코디자인 지침을 강화해 소비자가 수리를 제 때 잘 받을 수 있는 권리, 즉 수리권(right to repair)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3월에는 신순환경제 이행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이 상품의 수명과 성능을 의도적으로 단축하는 '계획된 노후화'를 규제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프랑스는 올해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및 컵, 식기류의 사용을 금지했고 내년부터는 사과, 바나나 등 약 30개 품목의 과일과 채소는 플라스틱으로 포장하지 못하게 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재활용이 되지 않는 예쁜 제품과 일부러 수명을 줄인 제품은 시장에 발붙이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의무화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내년부터 플라스틱 음료 포장재에 재생원료를 15% 사용해야 한다. 재생원료 사용비율은 2025년 25%, 2030년 30%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현재는 음료포장재 중심으로 재생원료 사용의무 규제가 도입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모든 플라스틱 포장재 전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포장재뿐만 아니라 전기‧전자제품, 자동차, 건축자재까지 재생원료 사용의무화는 확대될 것이다.
EU도 올해부터 재생원료가 사용되지 않은 플라스틱 포장재에 대해 ㎏당 0.8유로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2025년부터는 3ℓ 미만 크기의 음료페트병에 25% 이상의 재생원료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2030년까지는 모든 플라스틱 음료 포장재에 30% 이상의 재생원료를 사용하도록 했다.
재활용에 무책임한 기업들은 시장에 물건을 팔기 어려운 시대가 오고 있다. 고품질의 재생원료가 공급되지 않으면 공장을 돌리기 어려울 것이다. 재활용은 더 이상 환경문제가 아닌 산업문제다. 기업의 경쟁력을 좌지우지하는 핵심요인이다. 정부와 기업 모두 재활용 인프라에 대한 투자 및 기술개발, 재생원료 통계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우리 편이 아니다. 변화를 거부할 수 있는 선택지는 없다. 피할 수 없다면 먼저 뛰어들어 빨리 적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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