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안철수, '꺼진 불' 아니다... 제3지대론 왜 다시 뜨나

입력
2021.10.24 21:30
수정
2021.10.24 21:3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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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창당 대회, 여야 '눈도장'
안철수, 대선출마 선언 임박?
"대선후보 지지율 미미하지만?
이재명·윤석열·홍준표 리스크 때문"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 20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향해 손을 들고 있는 모습. 청주=뉴스1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 20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향해 손을 들고 있는 모습. 청주=뉴스1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론이 또다시 꿈틀대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신당을 띄우며 본격 정치 행보를 시작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르면 이달 말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선에서 '제3지대론'은 특정 대선주자가 바람을 일으키면서 시작됐다. 민심이 기성 정치에 물들지 않은 정치신인에게 정치개혁 열망을 투영하곤 했다. 이번엔 다르다. 김 전 부총리와 안 대표를 '대선의 중대 변수'로 꼽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김 전 부총리의 창당 발기인 대회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안 대표 역시 '꺼지지 않은 불씨'다. 왜일까.

김동연, ‘새로운 물결’ 창당·안철수, 대선출마 채비

김 전 부총리가 띄우는 신당은 '새로운 물결'이다. 24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그는 “정치의 벽을 허물기 위해, 정치의 판을 바꾸기 위해 창당한다”며 “정치와 대선후보를 혐오하게 하는 '비호감 월드컵'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차기 대선 출마선언도 임박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31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대선기획단을 꾸리고 대선 준비를 하고 있다. 안 대표를 대선후보로 추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극히 낮은 지지율에도 쏠리는 관심, 왜?

안 대표와 김 전 부총리의 지지율만 놓고 보면, 제3지대론은 '초미풍'이다. 매달 발표하는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지지율)’ 조사는 보기를 제시하지 않고 선호하는 정치인을 주관식으로 꼽는 방식인데, 김 전 부총리의 이름은 한 번도 등장한 적 없다. 안 대표는 올해 4ㆍ7 재보궐선거 이후 같은 조사에서 1~4%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가장 최근인 10월1주차 조사에선 이름이 사라졌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재선거에 출마하면서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터라, 출마 명분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둘의 이름을 말끔히 지우지 못하고 있다. 여야 대선주자 빅3인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저마다 상당한 도덕성·자질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①김 전 부총리와 안 대표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이른바 '스페어 카드'로 여기는 시각이 있다. ②양당이 대선에서 초접전을 벌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두 사람과 연대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김 전 부총리의 창당 발기인대회는 크게 흥행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이 눈도장을 찍었고, '킹메이커'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했다. 이 대표는 “오늘 김 부총리 말씀을 들으니, 저희 편이라는 확신을 했다”며 “새물결이라는 같은 꿈을 향해서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무시할 수 없는 카드다. 정치권에선 안 대표가 약 3%의 '자기 표'를 갖고 있다고 본다. 한국갤럽이 이달 19~21일 이재명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가상의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 대표를 놓고 4자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안 대표는 9, 10%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여론조사 기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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