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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에도 쿨했던 윤석열 '멍스타그램'...'개 사과'에 석 달 만에 문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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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월 개설한 반려동물 인스타그램 '토리스타그램'이 운영 석 달 만인 22일 자취를 감췄다.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사과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에게 인도사과를 주는' 사진이 논란이 되면서, 게시글이 아닌 계정 자체를 '날린'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 이전에도 "인스타그램은 약간의 재미를 가미한 것으로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윤 캠프 권성동 의원)"는 생각으로 운영된 계정에 대한 평가는 지지 여부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었다.
'토리스타그램'이 인스타그램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7월 말로 윤 전 총장 본인 명의의 인스타그램 계정과 거의 동시에 문을 열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이 본인 계정과 별도로 반려동물 계정을 '부캐(부캐릭터)'처럼 운영하는 유행을 좇은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 역시 반려견 '토리'를 화자로 삼고 여타 반려견과 반려묘를 출연시키는 방식을 사용했다.
'토리스타그램'은 윤 전 총장과 반려동물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과 더불어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반어적 기법으로 '쿨'하게 다루는 유머 계정으로 활용돼 왔다. 윤 전 총장의 '쩍벌' 자세가 논란이 되자 다른 반려견 '마리'를 등장시켜 "마리는 (다리 벌리기가) 180도까지 가능"하다고 한 것이 한 예다.
'토리'와 운을 맞춘 '도리'는 윤 전 총장의 별명인데, 머리를 흔들면서 말하는 버릇 때문에 여권 지지층으로부터 '도리도리'라는 별명이 나오자 이를 역으로 활용해 본인이 유머 코드로 삼은 것이다.
'심각한' 법률가 출신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와 다른, '유쾌한' 모습을 연출하려는 '토리스타그램'에 대한 평가는 그동안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 여부에 따라 엇갈렸다. '센스 있는 셀프 디스' '논란 정면돌파'라는 식의 좋은 평가와 '문제 제기한 상대를 희화화한다'는 나쁜 평가가 엇갈렸다.
윤 전 총장이 8월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에 들어갔을 때 '토리스타그램'에 올라온 "아빠 회사 안간다 앗싸"라는 표현에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영업자들은 정말 너무나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상황에 대통령 후보가 할 말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캠프 측은 "반려견의 마음마저 정쟁 도구로 삼아야겠느냐"고 반박했다. 이른바 '부캐 콘셉트(계정 운영자 본인과 계정의 화자를 철저하게 다른 화자인 것처럼 설정하는 방식)'에 충실했던 셈이다.
하지만 '부캐 콘셉트'로 큰 실점없이 위기를 돌파했던 앞선 논란과 달리 '인도사과' 사건은 '부캐 콘셉트'가 독이 됐다. 누리꾼들은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과일)를 주는 연출은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사과(말)를 희화화한 것으로 해석했다. '부캐'가 해당 사건을 '유쾌하게' 다루면서 오히려 윤 전 총장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고, 더 나아가 논란 자체가 억울하다는 태도를 은연중에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는 '토리스타그램' 뿐만이 아니다. 윤 전 총장 스스로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에 미온적으로 응하다 끝에 뒤늦게 송구하다고 한 것, 그리고 본인 명의 인스타그램에 '사과 돌잡이' 사진을 올린 것 등도 결국 같은 해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윤 전 총장 캠프는 기자단 공지를 통해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며 "토리 인스타 계정은 평소 의인화해서 반어적으로 표현하는 소통 수단으로 활용했다.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토리스타그램'을 비롯한 윤 전 총장의 SNS 계정은 광고전문가 유현석씨가 캠프 홍보실장을 맡아 총괄하고 있으며,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도 사진을 찍어 보내고 인스타그램 문구를 일부 제안하는 등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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