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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박철민 믿는다"던 장영하, 폭로 전에는 "작전 아냐" 의심했다

입력
2021.10.22 12:30
수정
2021.10.22 14:2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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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측 김남국 의원 '장영하 녹취' 공개
박철민이 돈 전달자로 지목한 A·B씨 등장
"은수미·이재명 한 번도 본 적 없어"라고 말해
장영하 본인도 "박철민 이상하네" 라고 의심
김남국 "신빙성 없는 줄 알면서도 '돈다발' 폭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조폭과 연루됐다고 주장하는 박철민씨와 관련해 녹취 자료를 공개하며 의혹에 반박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조폭과 연루됐다고 주장하는 박철민씨와 관련해 녹취 자료를 공개하며 의혹에 반박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남국 의원이 공개한 대화 녹취1

A씨(박철민이 뇌물 건넨 통로로 지목한 인물) : 그러니까 전달을 했으면 솔직히 전달했다고 하는데 저는 진짜 이게 나중에 여기서 뭐 누굴 도와준다고 거짓말 치면 나중에 제가 잘못되잖아요. 저는 있는 사실만 말씀드리는 거예요.
장영하 변호사(박철민의 변호인) :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그런데 왜 직접 전달했다고 그럴까?
A씨: 솔직히 말해서 저는 진짜로 은수미란 사람하고 이재명이란 사람을 아예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저는.

김남국 의원이 공개한 대화 녹취2

장영하 : 객관적으로 지금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봅시다. 혹시 이재명이 예전에 측근에게 돈을 심부름한 적이 있어요? 돈 준 적 있어요?
B씨(박철민이 뇌물 건넨 통로로 지목한 또 다른 인물) : 아니요. 없어요.
장영하 : 없어요?
B씨 : 예.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뇌물을 전달했다는 조직폭력배 조직원 출신 박철민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음성 파일이 공개됐다. 녹취에는 박씨가 뇌물 전달자들이라고 지목한 이들이 박씨의 변호인인 장영하 변호사와 대화를 나눌 때 "이 후보를 본 적도 없다"고 한 발언 등이 담겼다. 이 후보 측은 "신빙성이 없는 줄 알면서도 내용을 폭로한 것은 정치공작의 의심이 든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 수행실장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2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수원교도소에 수감 중인 박철민씨가 자신의 돈을 전달했다고 지목한 두 인물 A씨·B씨와 장 변호사 사이에 이뤄진 대화를 담은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파일에서 돈 전달자로 지목받은 A씨는 "은수미(성남시장)란 사람하고 이재명이란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뇌물을) 전달했으면 했다고 하는데, 누구를 도와주기 위해 거짓말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전달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다른 녹취 파일에 등장한 B씨 역시 "이 후보나 다른 측근에게 돈을 준 적이 있느냐"는 장 변호사의 질문에 "없다"라고 답했다.

녹취에서 이들은 오히려 당시 박씨가 수감 중이었기 때문에 직접 본 일도 없다고 언급했고, 박씨가 주장한 뇌물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돈다발 사진까지 공개하며 두 사람을 통해 이 후보에게 20억 원을 전달했다는 박씨의 주장과는 완전히 반대의 발언이다.

녹취 파일을 공개한 김 의원은 "신뢰할 수 있는 어떤 분이 제보해 준 것"이라며 "장영하 변호사가 직접 만나 이야기한 내용을 녹취한 것으로 보이고, 총 대화 시간은 A씨가 30여 분, B씨가 10여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30분 분량에서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말을) 한 번만 이야기한 것이 아니고 세 번 이상 반복해서, 명확하게 아니라고 이야기했다"며 "녹취를 전달받기 전인 18일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에서 김용판 의원이 '이 후보 돈다발' 폭로)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또 다른 제보자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제보해 왔는데 그 당시에는 간접적으로 목격하신 분의 말씀밖에 없어 (즉각) 반박하기는 어려웠던 상황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장영하 변호사 본인도 박철민씨 주장이 앞뒤가 안 맞아 신뢰하지 못할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하는 대목도 공개했다.

김남국 의원이 공개한 대화 녹취3

장영하 : 참 이상하네. 그런데 왜 박철민이가 그런 제보를 저거 하려고 그럴까?
A씨 : 안 물어보셨어요? 아까 접견하신 것 같던데.
장영하 : 했는데 말이 조금 뭐라 그럴까? 좀.
A씨 : 앞뒤가 안 맞다고요?
장영하 : 앞뒤가 안 맞는 것보다 조금 말이 약간 왔다 갔다 하고 그래 가지고.

대화 마지막 부분에도 비슷한 내용의 발언이 또 나온다.

김남국 의원이 공개한 대화 녹취4

장영하 : 혹시 이게 지금 박철민이가 돈이 생각나서 이렇게 저렇게 작전하는 것 아닌가?
A씨 : 저도 그걸 진짜 모르겠어요. 엊그제부턴가 기사 나왔잖아요. 보고 나서 이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지?

김 의원은 "장영하 변호사가 제보를 받았다고 하는 시점이 9월 16일로, 폭로할 시점까지 한 달 이상의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 돈을 전달받았다고 지목된 자를 이제서야 만나, 폭로하고 나중에 검증한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박철민을 접견하면서 신빙성이 있는지, 진술이 모순되는 건 없는지 확인한 장영하 변호사님 본인도 약간 뭔가 앞뒤가 안 맞고, 신빙성이 없고 일관되지 않는다는 걸 느꼈으면서도 폭로를 계속 이어 간 건 정치 공작이 아닌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공격했다.

앞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씨가 제보한 돈다발 사진을 공개하며 "이 후보가 20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당시 공개된 사진은 박씨가 렌터카 사업과 사채업 등을 홍보하기 위해 2018년 자신의 SNS에 올린 것으로, "2015년에 이 후보에게 뇌물로 제공했다"는 박 씨의 주장과는 시점이 맞지 않았다. 김용판 의원은 "돈다발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착잡하다"면서도 "장 변호사가 강력히 주장해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김용판 의원을 국회 윤리워원회에 제소했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제보해 야당이 관련 내용을 폭로하도록 한 장영하 변호사와 박철민씨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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