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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눈물 보인 누리호 실무진 "46초...정말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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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단 분리와 페어링(위성 덮개) 분리까지 모든 게 딱 들어맞았는데...정말 너무 아쉽습니다."(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누리호 발사 성공 의지를 다지며 베이지색 항공 점퍼를 맞춰 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들은 21일 오후 결과 브리핑 중 결국 눈물을 보였다. 가장 난제로 꼽히는 발사 및 1, 2단 로켓 분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도 3단 연소시간 46초가 부족해 최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주발사체가 첫 발사에서 성공할 확률은 매우 적다. 2000년대까지 새로 개발한 발사체를 쏘아 올린 11개국의 첫 발사 성공률은 27.2%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이 "지구를 떠나면서 배우는 게 더 많다"고 할 정도로 발사는 어려운 과제다.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는 '27.2%의 벽'을 뚫었다. 더미 위성(위성 모사체)을 지구저궤도(600~800㎞)에 안착시키는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지만 희박한 성공 가능성을 극복하고 700㎞까지 솟아오르는 데 성공했다.
누리호 기술진이 가장 걱정했던 것은 75톤 엔진 4기가 묶인 1단 로켓 분리, 페어링 분리였다. 모든 과정이 목표한 대로 성공적으로 이뤄졌지만 예상치 못한 3단 7톤 액체연료 엔진 연소시간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7톤 엔진은 521초 동안 연소돼야 했는데, 46초 부족한 475초 만에 조기 종료됐다. 그 결과 계획보다 위성이 빨리 분리되면서 초당 7.5㎞의 속도를 얻지 못한 채 궤도에 진입했다. 결국 위성은 목표한 궤도에 안착하지 못하고 호주 남쪽 해상으로 떨어졌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장은 "추진제나 산화제가 부족해 엔진이 조기에 종료된 것 같지는 않다"며 "데이터를 더 분석해 봐야 하지만 3단 탱크 내 압력이 부족했거나 연소 종료명령 오작동, 가압시스템이나 밸브 오작동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7톤 엔진에 대해서는 "1단 75톤 엔진 추력의 10분의 1이니 개발하기 쉬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노즐의 확대비가 까다로워 오히려 개발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사를 통해 누리호 기술진은 '위성 궤도 안착'이라는 과제를 받아들게 됐다. 목표 궤도에 위성을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해당 궤도까지 정해진 속도로 올라가야 하며, 분리될 때의 속도도 완벽히 맞아야 해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연구진이 1차 발사에 성능 위성이 아닌 위성 모사체를 실은 이유이기도 하다.
항우연과 과기정통부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 3단 엔진의 조기 종료 원인을 규명하고, 내년 5월 성능 검증 위성을 태운 2차 발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다.
'뉴 스페이스'로의 전환에도 나선다. 정부가 개발 사업을 제시하면 기업이 납품해온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이 우주발사체 기술 개발을 주도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나로우주센터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2024년까지 민간기업이 고체연료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도록 민·관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나로우주센터에 민간전용 발사장을 구축해 발사 전문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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