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700㎞ 발사는 성공, 위성 궤도 안착엔 실패…'국산 1호' 누리호 "절반의 성공"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우주 공간까지 모든 비행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아쉽게도 위성을 정상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정부는 발사체의 성공과 위성 안착 실패 원인을 정밀 분석해, 내년 5월로 예정된 2차 시도에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발사 후 예정대로 1단, 페어링, 2단, 위성 모사체(더미 위성) 분리에 차례로 성공했다. 하지만 최종 성공 여부를 가르는 '위성 모사체'의 우주 궤도 안착에는 실패했다.
이날 현장에서 발사 과정을 지켜 본 문재인 대통령은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 못했지만 첫 번째 발사로 매우 귀중한 성과를 얻었다"며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날 누리호 첫 발사의 핵심은 발사체 분리와 위성 모사체 안착 여부였다. 각 단이 제시간과 위치에서 분리돼야 하고, 위성 모사체가 정해진 속도와 방향으로 고도 600~800km에 안착해야 했다.
실제 로켓의 1단 분리부터 페어링, 2단 분리까지는 정확히 계획대로 이뤄졌다. 발사 127초가 지난 오후 5시 2분쯤 고도 59㎞에서 1단이 분리됐고, 5시 4분에는 위성 모사체를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 분리에도 성공했다. 발사 12분 뒤에는 고도 650km를 돌파한 뒤 3단 엔진이 정지됐고 위성 모사체 또한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하지만 위성 모사체가 본 궤도에 적정 속도인 초속 7.5㎞로 투입돼야 하는데 이 과정에 실패했다. 3단에 장착된 7톤 액체 엔진 연소가 목표 시간인 521초보다 짧은 475초만에 종료됐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정확한 발사정보를 분석 중이며,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기 종료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다만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한다면 내년 5월에 있을 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라며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초정밀·고난도의 우주발사체 기술을 우리 힘으로 개발해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비록 절반의 성공이지만, 이번 발사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1단 분리에 성공하며 한국은 75톤급 중형 액체 로켓엔진을 보유한 세계 7번째 국가가 됐고, 10번째 자력 발사능력 보유국이 됐다.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까지 모든 과정도 순수 국내 기술로 해냈다. 이는 앞으로 다른 나라에 부탁하지 않고, 우리 힘으로 만든 인공위성을 자체 발사대를 이용해 원하는 때 발사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또 이번 발사를 통해 두께를 2.5mm로 최대한 줄이면서도 극저온 산화제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탱크 개발에도 성공했고, 75톤의 추력을 내는 엔진 4기가 하나의 300톤급 엔진처럼 움직이는 '클러스터링 기술'도 확보했다.
우주발사체 기술은 국가 간 이전이 엄격히 금지된 분야다. 미국은 핵비확산을 명분으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를 출범시켜 탑재중량 500kg, 사거리 300km 이상 미사일에 대해 기술 및 부품 등 수출입을 통제해왔다.
누리호는 내년 5월 2차 발사에 나선다. 이번 1차와 달리, 2차에선 0.2톤 성능 검증 위성과 1.3톤의 더미 위성을 싣는다. 2027년까지 4번 더 발사하며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