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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채만한 파도 맞고 배 기울어"… 독도 해상 어선 전복, 기상악화에 무게

입력
2021.10.21 16:06
수정
2021.10.21 17:2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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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7m 파도 덮쳐 순식간에 뒤집혀"
해경·해군,?함정·항공기·인력 총동원 수색

21일 오전 독도 북동쪽 약 168㎞ 공해상에서 전복된 민간 어선에서 해경이 구조자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21일 오전 독도 북동쪽 약 168㎞ 공해상에서 전복된 민간 어선에서 해경이 구조자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독도 북동쪽(168㎞ 지점) 공해상에서 전복된 제11일진호(72톤급)는 거센 풍랑 등 기상악화에 따라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사고 이틀째인 21일 함정과 잠수사 등을 대화퇴 남쪽 해역에 투입, 조타실과 기관실, 선실 등 선박 내부를 수색했다. 조타실에선 선원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해경은 울진 후포수협에 마련된 울진지역 사고대책본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조타실에서 발견된 사망자는 선장 박모(62)씨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중국인 선원 2명은 사고 선박에서 남쪽으로 2.5마일(4㎞)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부이'를 잡은 채 사고 발생 30여 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조된 중국인 선원은 "기상이 좋지 않아 배를 돌려 돌아가던 중에 사고가 났다"며 "7m쯤 되는 높이의 파도가 덮치면서 순식간에 뒤집혔다"고 말했다. 그는 "배가 갑자기 뒤집혀 구조 신고를 하거나 대피할 상황이 아니었다"고도 했다.

해경은 지난 19일 오후 11시쯤 큰 파도가 제11일진호를 덮쳐 왼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파도가 유입돼 전복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생존자가 당시 7명은 해상으로 탈출했고, 이 중 5명이 부표를 잡고 있었다. 선장과 기관장은 선내에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생존자 진술을 종합하면, 큰 파도를 맞아 배가 기울면서 구명동의나 구명벌을 찾을 생각을 하지 못했고, 작은 구명환에 5명이 매달려 있다가 3명이 이탈했을 가능성이 크다.

기관 고장 등 선체에 이상이 발생했다면 위성 전화 등을 통한 구조 신호를 보냈겠지만, 비상조난통신인 이퍼브(EPIRB)가 작동하지 않은 것도 풍랑에 의한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사고해역에는 17일 오후 10시쯤 풍랑특보가 해제됐다 19일 낮 12시부터 풍랑경보가 발효됐다. 해경은 이 같은 진술과 상황 등을 토대로 기상악화 등 사고 원인을 살펴 보고 있다.

앞서 16일 오전 3시11분 후포항을 떠난 제11일진호 전복사고는 20일 오전 11시 18분쯤 공해상을 지나던 상선의 신고로 알려졌다.

박한수 울진해양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은 이날 울진 후포수협에 마련된 울진지역 사고대책본부 브리핑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해상과 배로 나눠 실종자를 수색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상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7명 가운데 5명을 찾기 위해 배 9척을 동원해 구역을 나눠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도 해상 어선 전복 사고 이틀째인 21일 해경 구조대가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독도 해상 어선 전복 사고 이틀째인 21일 해경 구조대가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독도 북동쪽 약 168㎞ 공해상에서 후포선적 어선이 전복, 해경 등이 구조자 야간 수색을 진행하던 중 구명벌을 인양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독도 북동쪽 약 168㎞ 공해상에서 후포선적 어선이 전복, 해경 등이 구조자 야간 수색을 진행하던 중 구명벌을 인양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울진= 김정혜 기자
동해= 박은성 기자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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