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검찰·공수처 대리전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여당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대선후보로 선택한 뒤 대장동 사태에 휘청거리고 있다. 이 후보가 국민의힘 주자인 윤석열ㆍ홍준표뿐 아니라 원희룡에게도 추월당했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왔다. 대장동 비리를 파헤치는 검찰 수사가 이 후보를 비껴갈 수 없어 일각에선 ‘후보 유고’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공수처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수사 속도를 높이면서 야당 선두주자인 윤석열 캠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과 공수처가 대선 정치판의 핵심 플레이어가 된 모양새다.
□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비리의 과실이 곽상도 의원을 비롯한 보수 진영 쪽에 돌아갔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역공을 펴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비리를 단속하지 못한 인사권자로서의 책임만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는 방어막을 쳤다. 검찰이 성남시를 거듭 압수수색하고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업을 결재한 자료가 나오는데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검찰이 여당 대선 후보를 칠 수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 윤석열 캠프도 공수처 수사를 크게 괘념치 않는 분위기다. 검찰 권력을 맘대로 이용한 국기 문란 사건이라는 여당 공세에도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 사이에 고발장 거래가 있었다 한들 윤 전 총장은 개입하지 않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 마찬가지로 과거 검찰이 대선 국면에서 유력 대선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손 검사와 김 의원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가운데 공수처의 고민만 이래저래 커지고 있다.
□ 이재명 후보와 윤 전 총장은 서로 상대방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근혜 캠프와 민주당이 번갈아 검찰청 앞에서 ‘이명박 구속 수사’를 외치던 2007년 대선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이면 검찰과 공수처가 어떤 결론을 내려도 국민 전체를 납득시키기는 어렵게 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기소권을 나눈 검찰과 공수처가 다시 대선 대리전을 치르게 된 상황이 씁쓸하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