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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역풍인가… 英·러시아 등 코로나 재확산 ‘유럽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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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러시아 등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봉쇄 조치를 완화하거나 아예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을 시행하면서 방역 인식이 낮아진 데다 백신 접종마저 차질을 빚게 된 탓으로 풀이된다. 내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일부 국가에서는 다시 고강도 방역 조치를 취하는 방향으로 ‘유턴’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지난주(11~17일) 전 세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70만 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130만 명은 유럽 지역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다른 지역에서는 신규 감염자 수가 모두 감소한 반면, 유럽에서만 전주 대비 7% 정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서 폭증했다. 두 나라 모두 전주보다 확진자 수가 15% 가까이 증가했다. WHO는 이날 "코로나19 위기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4만9,139명이었다. 8일 연속 4만 명대다. 일일 확진자가 4만 명을 넘어서고 있는 건 7월 중순 이후 3개월 만이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는 게 영국 당국의 판단이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지 않았다”며 “인플루엔자 등 계절성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겨울철이 되면 하루 확진자 수가 10만 명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7월 19일 세계 최초로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국가다. 경제 회복을 위해 실내 마스크 착용을 개인 자율에 맡기는 등 봉쇄 조치를 대부분 풀었다. 지난달부터는 학교 수업도 모두 대면으로 전환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를 두고 ‘위드 코로나의 역풍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백신접종면역공동위원회의 애덤 핀 브리스틀대 교수는 “규제 완화, 백신 접종 등으로 대중의 방역 인식이 크게 낮아진 틈을 타고,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중”이라고 짚었다.
러시아의 감염 추세도 심상치 않다. 전날 신규 확진자 수는 3만4,073명으로, 7일 연속 3만 명대를 기록했다. 일일 사망자 수도 이틀 연속 1,000명을 넘어섰다. 올여름 3차 대유행 극복 이후 각종 제한을 해제했던 당시와는 상황이 180도 바뀐 셈이다.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모든 노동자들에게 유급 휴무령을 내렸다. 기간은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다. 전날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도 ‘이달 25일부터 4개월간 백신을 안 맞은 60세 이상 시민, 기저질환자는 자가격리를 하라’는 내용의 시장령을 발령하는 등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했다.
게다가 낮은 백신 접종률(31.7%) 탓에 위기감은 더 크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고학력자들이 백신을 안 맞으려는 건 이상하다. 우리는 안전한 백신을 갖고 있다. 아프거나 백신을 맞거나, 둘 중 하나인데 백신을 맞는 게 더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재차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다른 유럽 나라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유럽의 방역 모범국’ 라트비아는 18일부터 △1개월간 야간(오후 8시~오전 5시) 통행 금지 △학교·비(非)필수 상점 폐쇄 등 봉쇄 조치에 재돌입했다. 지난 7월 일일 확진자 수가 20명대까지 줄어들었다가, 지난달 말 다시 1,000명 이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폴란드와 불가리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도 최근 들어 신규 감염자 수가 대폭 늘어났는데, 모두 백신 접종률이 50% 미만에 머물러 있다.
현 시점에선 ‘방역 강화’ 외엔 대안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영국의학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성급히 방역 규제를 풀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했다”며 “지금 빠르게 조치하지 않으면 나중에 훨씬 더 극단적 조치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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