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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새 주인, 에디슨모터스 유력…“위태로운 우선협상대상자”

입력
2021.10.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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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쌍용차 제공

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쌍용차 제공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으로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유력해졌다. 예비후보가 없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법원 문턱만 넘으면 사실상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품에 안기게 된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2010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매각된 이후 11년 만에 두 번째 법정관리 졸업을 앞두게 됐다. 다만, 인수자금 외에도 1조 원가량의 추가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경영정상화까지 가는 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사실상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다른 인수 후보군이었던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의 경우 자금조달 증빙자료가 부족해 최종평가에서 제외됐다.

쌍용차는 이번 주 중으로 관리인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측을 선정해달라고 신청할 계획이다. 법원이 신청내용을 판단해 허가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완료된다.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 측은 이달 중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또 11월 초 약 2주간의 정밀실사를 진행하고 인수 대금·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본계약 협상도 체결할 예정이다.

당초 쌍용차 매각전은 에디슨모터스, 이엘비앤티, 인디EV 등 ‘3파전’으로 막이 올랐다. 본 입찰에선 이엘비앤티 측이 5,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유력 후보군으로 예측됐다. 이에 비해 에디슨모터스는 2,800억 원을, 인디EV는 1,100억 원을 각각 입찰가로 제출했다. 다만 인디EV 측이 본입찰 이후 중도 포기하면서 매각전은 에디슨모터스와 이엘비앤티의 싸움으로 좁혀졌다.

법원은 지난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두 후보 기업의 자금 증빙과 경영 정상화 계획이 미흡하다고 판단, 서류 보완 작업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에디슨모터스와 이엘비앤티는 지난 15일 보완된 입찰 서류를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제출했다. 쌍용차와 EY한영회계법인은 입찰금액뿐만 아니라 △회사채 인수금액·발행조건 △자금조달증빙 확실성 △인수 후 경영계획의 적정성 △종업원 고용보장·단체협약 승계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에디슨모터스 측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30종의 전기차 15만 대 등 연간 30만 대 수준으로 높이고 3~5년 내 흑자전환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2,700억 원을 확보했고, 컨소시엄을 구성한 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 쎄미시스코, TG투자 등과 4,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확약도 맺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자신하고 있다. 수년간의 전기버스 기술력을 활용해 쌍용차 전기차의 성능을 배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란 지적도 나온다. 자본금 344억 원, 연간 매출액 897억 원의 에디슨모터스가 연간 약 3조 원대 매출의 쌍용차 인수는 버거울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대 1조 원가량으로 점쳐진 인수대금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현재 쌍용차의 공익채권 규모는 7,000억 원에 육박한다. 이는 금융 채권과 달리 법정관리 이후에도 인수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18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경영상황과 강성 노조도 에디슨모터스가 넘어야 할 산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쌍용차를 인수해 구조조정으로 흑자를 내겠다는 생각은 아니다”며 “쌍용차의 간판으로 연간 600만~1,000만 대를 판매해 테슬라·폭스바겐·도요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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