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빌려쓰는 지구' 위한 가치소비 실천?

입력
2021.10.24 15:0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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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대상 친환경 교육부터 리필 매장까지
'그린제품 심의협의회' 운영…친환경 포장 내재화
대리점, 가맹점에 운영자금·월세 등 지원 상생도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LG생활건강의 친환경 습관교육 '빌려쓰는 지구스쿨' 전담 강사가 최근 유튜브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의 친환경 습관교육 '빌려쓰는 지구스쿨' 전담 강사가 최근 유튜브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제공

"치약을 짠 뒤 칫솔질을 하기 전에 칫솔에 물을 묻혀야 한다? 정답은 'X'입니다. 치약에 물을 묻히면 불소나 연마제 성분의 농도가 연해져 효과가 떨어지거든요."

지난 3월 LG생활건강이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친환경 습관·진로 융합교육 '빌려쓰는 지구스쿨'(이하 빌쓰지) 온라인 강의 중 일부다. 강사는 학생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생활상식을 콕 집어서 바로잡아 줬다.

빌쓰지는 손씻기, 세안, 양치 등 친환경 생활습관과 함께 뷰티·향 전문가 등의 진로교육까지 병행하는 LG생활건강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2015년 교육부로부터 자유학기제 협약 프로그램으로 지정돼 전문성도 인정받았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지만 원래 LG생활건강 임직원들이 1일 강사로 교단에 섰다. 1일 강사 경험이 있는 한 직원은 24일 "얼굴을 맞대고 강의를 해보면 학생들 생각이 참 재미있다. 학생들도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으며 신기해하거나 '자원 절약'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더라"면서 "연초 참여학교 신청을 받는데 입소문이 나서 매년 금세 접수가 마감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친환경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다양한 경영활동으로 빌쓰지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고객의 아름다움을 책임지는 생활문화기업이자 더 나은 삶의 가치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FMCG(일용소비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화장품 빈 용기 버리지 말고 '리필하세요'

화장품 리필 매장인 '빌려쓰는 지구 리필스테이션'을 두 번째로 선보인 '엘 헤리티지 1947' 서울 가로수길점. LG생활건강 제공

화장품 리필 매장인 '빌려쓰는 지구 리필스테이션'을 두 번째로 선보인 '엘 헤리티지 1947' 서울 가로수길점. LG생활건강 제공

리필 매장인 '빌려쓰는 지구 리필스테이션'이 대표적이다. 이 매장에서는 샴푸와 바디워시 등을 원하는 만큼 리필 용기에 소분해 판다. 지난 5월 이마트 죽전점을 시작으로 7월에는 편집매장 '엘 헤리티지 1947' 서울 가로수길점에도 문을 열었다. 리필 매장에서는 빈 용기가 없는 고객을 위해 리필 용기도 판매하는데, 코코넛 껍질로 만든 리필 용기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기존 대비 약 30% 줄였다.

LG생활건강은 최근 탄소저감 용기를 활용한 프리미엄 브랜드 '빌려쓰는 지구 생활용품'도 출시했다.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주방세제 등이 바이오페트나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겼다. 바이오페트는 원료의 약 20%가 사탕수수에서 나와 석유계 페트보다 제조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이 적다.

제품을 구매만 해도 친환경 소비의 보람을 느끼도록 고객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플라스틱 용기 대신 재활용 플라스틱이 20% 이상 포함된 리필 파우치 제품도 같은 맥락이다. 세탁세제 등 생활용품 6종을 '빌쓰지 아이콘'이 표기된 리필 파우치 제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소비자가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직접 찾아 살 수 있도록 환경적으로 우수한 제품에 마크나 문구 등을 표시한 '에코 라벨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포장재가 답...'그린제품 심의협의회’ 운영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LG생활건강 본사. LG생활건강 제공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LG생활건강 본사.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은 친환경 포장을 내재화하기 위해 전사 차원에서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도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 포장연구, 구매, 제품기획 부서 등이 참여하는 심의협의회는 자체적으로 만든 친환경성 평가지표 '그린패키징 가이드'를 활용해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하고 제품에 적용한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심의협의회를 통해 세탁세제 테크와 섬유유연제 샤프란의 이중캡 높이 축소, 주방세제 홈스타 750㎖ 용기 감량화, 히말라야 핑크솔트 펌핑치약 용기 재활용성 개선 등을 실행했다. 포장재 변경과 용기 감량화 등을 통해 약 2,185톤의 플라스틱을 재활용 재질로 대체했다. 이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는 11억 원으로 추산된다.

심의협의회는 올해 재활용이 어려운 화장품 용기의 자원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업사이클링 시스템'도 도입했다. 소비자가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매장에 반납하면 포인트를 지급한다. 회수한 용기는 재활용 업체를 통해 처리하고, 재활용된 원료를 재구매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자금줄 막힌 협력사 월세까지 지원

LG생활건강은 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화장품 가맹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전국 가맹점들의 월세 50%를 지원했다. 사진은 LG생활건강 가맹점인 네이처컬렉션(왼쪽)과 더페이스샵 매장.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은 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화장품 가맹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전국 가맹점들의 월세 50%를 지원했다. 사진은 LG생활건강 가맹점인 네이처컬렉션(왼쪽)과 더페이스샵 매장. LG생활건강 제공

협력사와의 동반성장도 LG생활건강이 각별히 힘을 쏟는 분야다. LG생활건강은 동반성장위원회의 '2020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또 한번 최고 등급을 받았다. 업계 최초 7년 연속 최고 등급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에는 자금줄이 막힌 협력사를 위해 상생협력펀드와 무이자 직접자금대출을 운용한 게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생활용품대리점, 화장품가맹점 등에 운영자금과 인건비, 월세 등을 지원했다.

올해는 전국 생활용품대리점에 5억2,200여만 원의 재난극복지원금을 전했다. 1개 점포당 100만 원씩, 총 1억1,600만 원을 운영비로 지급했고, 대리점 직원 인건비도 1인당 40만 원씩 1억3,100여만 원을 보탰다.

올 하반기에는 영업활동 지원을 위해 2억7,500만 원을 들여 구입한 스마트 단말기도 각 대리점에 지급했다. 이밖에 네이처컬렉션, 더페이스샵 등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을 입은 500여 화장품 가맹점에는 지난해부터 총 4번에 걸쳐 월세의 50%를 지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전사 차원에서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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