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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배임 가를 핵심은 초과이익... "보고 안받았다면 적용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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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배임죄를 물을 수 있을까."
18일과 20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지사에게 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를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렸다.
야당 의원들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지사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지만, 결론은 초과이익 환수조항이 빠진 점을 문제 삼는 쪽으로 귀결됐다. 이 지사는 야당의 집요한 공격에도 시종일관 "그것이 어떻게 배임이 될 수 있느냐"고 맞섰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재명 지사의 국감장 발언들을 사실이라고 전제하면, 배임죄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와 관련해 보고를 받은 바가 없다고 밝히고 있는 데다, 보고를 받았다고 해도 성남시에 손해를 끼칠 의도가 명확해야 배임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당 주장처럼 민간 사업자들에게 과도한 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인식했으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면 배임죄 적용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지사는 20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초과이익 환수 기회를 차단해 4,040억 원을 화천대유에 몰아준 것이 배임”이라고 공격하자 “(사업자 공모 당시) 예정 이익이 3,600억 원이라 그 절반을 받았는데, 상대방 몫을 더 받자는 실무 의견을 안 받아들인 게 어떻게 배임인가”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 행안위 국감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답하며 배임 논란이 확산되는 걸 차단하려고 했다.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팀이 사업협약서의 초과이익 환수 규정을 결재 7시간 만에 삭제했다”고 지적하자, 이 지사는 "삭제가 아니라, 환수 규정을 더하자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안 받아들인 게 팩트”라고 응수했다. 이 지사는 더 나아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안 만든 이유는 고정적 이익을 확보하라는 성남시 지침 때문으로, 이에 반하는 주장을 하면 내 지시를 위반한 것이 된다”고 맞섰다.
이 지사 발언은 ‘성남시는 고정 이익 우선 확보를 목표로 정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초과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내부 제안을 채택하지 않은 것’으로 요약된다.
이 지사는 이날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을 통해 ‘확정 이익 확보’에 집중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부동산 불경기로 목표 이익 실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성남시가 사전확정이익 1,822억 원을 포함해 5,500억 원 이상을 벌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론 이 지사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울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배임 여부를 따지려면 이 지사가 초과이익 환수 조항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것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이 지사 주장처럼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면, 혐의를 증명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당시 성남도시공사 실무 직원이 초과이익 환수 조항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해서, 곧바로 이 지사를 배임죄로 몰아가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단순히 공사 내부에서 의견이 개진된 정도이거나, 이 지사에게 보고가 됐더라도 추상적 의견을 말한 수준이라면 배임죄 적용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지사가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계획 내부 공문에 최소 10차례 서명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단순히 보고를 받은 수준을 넘어 깊숙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한 법조인은 "공사에서 초과이익 발생금액을 구체적으로 예상한 뒤 ‘초과이익이 발생할 게 확실하니 환수 조항이 없으면 안 된다’고 이 지사에게 반복적으로 보고했는데도 묵살됐다면 배임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인 유동규(52)씨가 배임 혐의로 기소된다면, 이 지사도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그러나 배임죄를 적용할 때 가장 중요한 구성 요건인 ‘의도’를 두고 본다면, 이 지사는 유씨와는 달리 봐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유씨는 대장동 사업이 본격화되기 한참 전부터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관계자 등 민간 사업자들에게서 이익의 일부를 받기로 약속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지방검찰청의 한 차장검사는 “유씨는 민간 사업자가 이익을 많이 얻도록 사업을 설계할 의도가 있었다”며 “반면 이 지사에게는 유씨처럼 불순한 의도가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 수사를 통해 이 지사가 대장동 사업 초기부터 민간 사업자들과 교류하며 유씨와 긴밀히 협의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배임의 공모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이 지사가 국감에서 확정이익 1,822억 원을 보장받는 게 1순위 목표였다고 반복적으로 밝힌 점도 배임 논란을 피해 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정책 목표를 명확히 설정했기 때문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 포함 여부는 부차적 문제였다는 취지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성남시의 확정이익 실현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방해가 된다고 판단해 추가하지 않았다면, 이 지사가 성남시에 손해를 끼치려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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