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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수사 난항… '유동규 배임' 기소 앞둔 검찰의 고민

입력
2021.10.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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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남욱 재소환... 대장동 키맨 4인 모두 조사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왼쪽)와 남욱 변호사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왼쪽)와 남욱 변호사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사의 핵심 혐의 배임죄 구성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첫 구속 피의자인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52)씨 기소가 임박했지만, '키맨'으로 꼽히는 남욱(48) 변호사 수사에 난항을 겪으면서 배임 수사에도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0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5)씨와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를 소환 조사했다. 김씨는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6일 만에, 남 변호사는 체포시한 종료로 이날 새벽 풀려났다가 오후에 재소환됐다.

검찰은 남 변호사를 김만배씨와 뇌물공여 약속 공범으로, 유동규씨와는 배임의 공범으로 보고 연이틀 조사했지만, 혐의를 소명할 만큼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해 추가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이날 뇌물 혐의를 다지기 위해 유동규씨와 정영학(53) 회계사까지 부르면서 이른바 '대장동 4인방'을 한날 모두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이 수익과 비용 정산 과정에서 '50억 클럽설' '700억 지급설' 의혹이 불거진 만큼,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을 바탕으로 실체적 진실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유동규씨 공소장에 배임은 물론 뇌물 혐의까지 함께 기재한다는 방침이다. 유동규씨가 김만배씨 등 민간 사업자들과 공모해 사업협약서에서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삭제해 성남도시공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려면, 편의를 봐준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추가돼야 범죄 구성이 탄탄해지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성남도시공사가 확정이익을 확보한 상태에서 추가 이익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해서 배임죄로 몰아붙이기는 쉽지 않다"며 "뇌물죄가 성립이 안 되면 배임죄 입증도 어려운 구조"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검찰이 뇌물 혐의로 유동규씨를 우선 기소한 뒤 배임 혐의는 민간 사업자들을 기소할 때 함께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동규씨는 당초 이날 기소될 예정이었지만, 유씨가 구속 적법성을 다투는 구속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하면서 검찰은 기소까지 이틀의 시간을 벌었다. 수사팀에선 배임 혐의 관련 범죄사실을 구성하는 일이 만만치 않아 상당히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남 변호사의 '기획입국설'을 두고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남 변호사가 미국에서 자진 귀국한 데다 공항에서 체포될 때 검찰 관계자에게 "긴장을 더 하시는 것 같다"며 여유를 보이자 기획입국설이 불거졌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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