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법복 입은 전두환...'호남 폄훼' 윤석열은 광주에 사과하라"

입력
2021.10.20 14:00
수정
2021.10.20 14:2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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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두환 옹호 발언' 두고 여권 거센 비판
윤석열, 파문 커지자 재차 해명했지만 사과 없어
여권에선 윤석열 역사관, 통치관 비판하며 맹폭
민주당 광주시당 "호남 폄훼하는 망언 , 사과하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9일 창원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9일 창원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커지자 윤 전 총장은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적재적소에 인재를 기용해 국정을 시스템으로 운영하겠다"는 취지였다며, "전두환 정권이 독재로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다는 건 역사적 사실"이라고 항변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부적절한 해명만 늘어놨을 뿐 사과는 없었다.

여권에선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위험하고도 얄팍한 역사관, 통치관, 정치관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다. 특히 '호남 사람들도 전두환이 정치를 잘했다고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호남 비하, 폄훼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법복 입은 전두환이 활개... 기본적 역사의식도 없는 망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9일 경남 창원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9일 경남 창원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이었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을 "21세기 법복 입은 전두환"이라고 빗대며 날을 세웠다.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박 의원은 "지금도 빳빳하게 고개를 들고 골프장과 법정을 오고 가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는 피해자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죄스럽고 또 참담하다"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21세기형 전두환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출마하는 것 아닌가. 군복이 사라진 자리에 법복을 입은 전두환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직격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전두환씨는 남긴 해악이 너무도 뚜렷해, 재평가의 여지조차 없다. 윤 전 총장이 영남에서 인기를 끌어보겠다는 의도로 기본적 역사의식도 없는 발언을 마구잡이로 내뱉은 것"이라며 "표가 된다면 양잿물이라도 마실 기세"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히틀러도 잘한 것 있다고, 독일 총리 후보자가 말한다면?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전북지역 의원들이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을 비판하며, 대선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전북지역 의원들이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을 비판하며, 대선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오대근 기자

조국 전 법무 장관은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을 히틀러에 빗대 겨눴다. "히틀러 통치 시기 독일 중공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히틀러는 동물을 사랑하여 1933년 동물 생체실험 금지, 동물 꼬리 자르기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동물보호법을 세계 최초로 만들도록 했다. 그래서 독일 총리 후보가 "히틀러가 다 잘못했나? 히틀러가 잘한 것도 있다"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며, 윤 전 총장의 그릇된 역사인식을 비판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윤 전 총장이 '호남 사람들도 전두환이 정치를 잘했다고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호남 폄훼 발언"이라고 규탄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성명을 통해 "호남이 전두환 정치를 옹호했다고 하는 부분은 도저히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망언"이라면서 "이런 사람이 제1야당의 유력한 대권후보라니 참 기가 차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광주시당 "호남 폄훼 망언, 광주시민에 사과하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성명은 또 "광주 사람들에게 전두환은 어떤 인물인가. 80년 5월, 군홧발로 광주를 수백 명의 피로 물들이며 정권을 찬탈한 사람"이라며 "이런 엄혹한 전두환 통치 기간에 호남 사람들이 그를 칭찬하고 찬양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나. 일반화의 매우 심각한 오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더군다나 윤석열씨가 부산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하니 호남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망발이 아닐 수 없다"면서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는 윤석열씨가 이번에는 호남인들의 정치적 시각을 심각하게 폄훼했다"고 거듭 사과를 촉구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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