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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르몽드가 오징어게임 대선이라 했다" 주장은 '가짜뉴스'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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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측에서 경쟁 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황당한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가짜뉴스' 논란의 내용을 보면, ①홍 의원은 "프랑스의 르몽드지도 오징어 게임같이 진행되는 한국 대선이라고 한다"라며 "여야 모두 부패에 휩싸였다고 비판했다"고 주장했고, ②윤 캠프는 실제 르몽드는 그런 주장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느 쪽 말이 맞을까.
실제로는 홍 의원과 윤 캠프 모두 절반만 맞는 주장을 하고 있다. 윤 캠프의 주장대로, 르몽드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윤 전 총장의 부패'와 연결 지은 보도를 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홍 의원이 르몽드와 함께 인용한 '포린폴리시' 기사는 한국 정치권에 등장한 여야 모두의 부패 의혹을 언급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홍 의원은 서로 다른 기사를 뒤섞어 잘못 인용했고, 윤석열 캠프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점만 뽑아 비판한 격이 됐다.
이 논쟁의 시작은 홍준표 의원이 18일 부산 MBC에서 열린 경선 후보 TV토론 도중 "포린폴리시와 르몽드 등 외신이 '한국 대선이 각종 비리 후보가 나와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처럼 돼 가고 있다'고 했다"는 발언에서 출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전 총장을 '비리 후보'로 묶고 자신을 '클린 후보'로 내세우려 내놓은 발언이다.
윤 전 총장은 "홍 후보도 해당하는 것이 아니냐"고 맞받았고 홍 의원은 "왜 나를 끄집어 가느냐.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이야기인데"라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윤석열 캠프는 19일 김병민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해당 외신에는 윤 후보의 'ㅇ'자도 언급된 바 없을뿐더러, 기사에서 오징어 게임을 언급한 취지도 홍 후보의 주장과 결이 다르다"며 "본인은 팩트로만 공격한다고 해놓고 팩트는커녕, 황당한 가짜뉴스로 본인의 말을 허언으로 만들고 자신의 격도 떨어뜨렸으니 안쓰럽다"고 주장했다.
실제 르몽드는 17일(현지시간) '오징어 게임'과 한국 사회를 연관 지은 보도에서 드라마가 불평등과 가계부채, 자살 등 사회적 맥락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윤 캠프의 주장대로 이 기사에서 한국의 여야 정치권 모두 부패했다는 직접적 평가는 없다.
르몽드는 오히려 한국 정치권에서 현실을 비판하거나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 위해 '오징어 게임'을 적극 인용한다고 전하고 있다. 예시로는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은 것을 두고 '50억 게임'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내용 등이 나와 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홍 의원은 '가짜뉴스'를 내놓은 셈이지만, 실제 홍 의원이 언급한 주장과 비슷한 내용은 르몽드와 함께 인용한 '포린폴리시'에는 존재한다.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는 15일 오징어 게임을 다룬 미국 국무부의 외교전문(cable)을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했는데, 여기에 '오징어 게임 대선'이라고 인용될 만한 내용이 적혀 있다. 외교전문이란 보통 해외 주재 외교관들이 현지 상황을 관찰해 흥미롭게 포장, 보고하는 것을 말한다.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해당 전문을 작성한 외교관들은 '오징어 게임'이 여야 양당의 선거운동이 주요 후보의 부패 스캔들로 인해 훼손된 시대 정신을 포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캔들의 예시로는 ①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②윤석열 전 총장의 가족 비리 의혹, 그리고 ③윤 캠프의 일원이었던 곽상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수령 등을 들었다.
이들은 "두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구호로 내세웠지만 오히려 청년층의 정치적 냉소주의만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홍 의원은 포린폴리시의 '오징어 게임' 관련 논평은 제대로 인용했지만, 르몽드의 기사는 '오징어 게임'과 정치를 엮었다는 부분만 보고 잘못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윤 전 총장 캠프는 홍 의원의 주장을 '가짜뉴스'로 규정하면서도 르몽드의 기사 내용만 언급했을 뿐 포린폴리시 기사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유리한 부분만 취사선택해 '가짜뉴스' 취급한 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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