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대면 글로벌 공급망 낙오...CO₂프리 철강·선박 만들어야"

입력
2021.10.21 04:30
<대한민국 지속가능 솔루션:기후위기분과>
① 글로벌 탄소중립 동향과 한국 현주소

편집자주

'대한민국 지속가능 솔루션'은 내년 대선을 맞아 한국일보가 전문가들과 함께 우리나라 당면 현안에 대한 미래 지향적 정책대안을 모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정치 외교 경제 노동 기후위기 5개 분과별로 토론이 진행되며, 회의 결과는 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

<기후위기대응 주요 제안>

1.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강화
-과감한 실행으로 '기후악당'이미지 탈피
-연도별 감축이행 계획마련
-온실가스감축이 산업위기 아닌 기회선점이란 인식제공

2. 탄소국경조정제도 대비
-향후 10년내 국제무역규범으로 자리잡을 가능성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 대전환: 예) CO₂프리 철강, CO₂프리 조선 개발
-온실가스 감축 애로산업 및 기업엔 과감한 인센티브제공


기후변화 대응은 전 세계 최대 공통과제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는 더 그럴 것이다. 오랜 기간 '기후악당'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우리나라도 뒤늦게나마 탄소제로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대통령 소속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18일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40%(2018년 대비) 감축 △ 2050년 순배출량 제로(net zero, 일명 넷제로)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8월 발표안보다 한발 더 나아간, 사실상 정부의 첫 2050 탄소중립 청사진인 셈이다. 하지만 산업계는 '너무 빠르다'고, 환경단체들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반발하고 있어 향후 순탄치 않은 탄소중립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우리나라 핵심 과제들의 해법모색을 위해 기획한 ‘대한민국 지속가능 솔루션’ 프로젝트 기후위기분과 첫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탄소규제 흐름을 지체할 경우, 우리나라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낙오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강력한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정부는 2030년, 2050년 식으로 되어 있는 탄소감축 목표를 연도별로 설정하고, 산업계 역시 'CO₂ 없는 철강 조선' 같은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분과 위원장을 맡은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공식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올랐음에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미국 일본에 비해 뒤진다"며 "탄소 배출 감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탄소중립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7일 진행된 첫 회의에는 홍종호 교수와 김영산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 박지혜 변호사 겸 기후솔루션 이사,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창만 한국일보 지식콘텐츠부 부국장이 참석했다.


7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18층 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지속가능 솔루션' 기후위기분과 회의에서 홍종호(가운데) 위원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홍종호 교= 우선 정혁 교수께서 기후위기와 탄소중립과 관련한 국제적 동향을 설명해달라.

홍종호(58)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서울대 경제학과·미국 코넬대 경제학 박사, 에너지전환포럼 상임공동대표. 배우한기자


"온실가스 갈등, 신흥국은 증가 선진국은 통제"

정혁 교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총량을 보면 OECD그룹은 1970년 이후 50년간 완만한 증가세인 반면 중국 등 신흥국 그룹은 급격히 증가했다. 온실가스 증가의 핵심은 이산화탄소(CO₂)다. 온실가스와 CO₂ 증가의 주된 요인이 신흥국인 반면에 선진국은 통제가 되는 상태여서 두 그룹 사이에 갈등이 존재하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미 강력한 기후위기 제도들을 내놓고 있다. 가장 앞서가는 유럽연합(EU)은 ‘Fit for 55(2030년까지 탄소배출 1990년 대비 55% 감축)’에 이어 ‘탄소국경조정제도(탄소배출이 많은 나라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세금부과=탄소국경세)’까지 내놓았다.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어쨌든 미국 유럽이 동시에 이 제도를 도입하면 우리나라 수출은 1.2% 정도 줄어들 것이란 게 한국은행 분석이다.

반면 중국은 CO₂ 배출총량에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환경 리스크, 뿐만 아니라 사회 및 지배구조 리스크가 매우 큰 중국이 과연 우리나라의 좋은 경제파트너인지 글로벌 전략 관점에서 심각하게 재고할 필요가 있다.

정혁(54)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미국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정책학회장. 배우한 기자

국가 간 CO₂ 배출량을 비교할 때는 총량보다 국가규모 대비로 봐야 하는데 인구대비냐 국내총생산(GDP) 대비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국제사회나 환경전문가는 인구 대비를 강조하지만, 자산운용사 같은 투자자 그룹은 GDP 대비 배출량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두 가지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국은 인구 대비로는 배출량이 늘고 있고, GDP 대비로는 줄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으로 불리는 이유도 인구 대비로 보면 레벨이 높고 증가 추세가 확연해서다.

온실가스 배출감축과 관련해 글로벌 기업은 이미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내부탄소가격제’를 시행해 2014년 이미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했다. 'RE100 이니셔티브'(기업이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100% 충당)가 나온 것도 이 즈음인데 현재 애플 구글 등 300여 개 글로벌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다. RE100 요건충족은 본사뿐 아니라 하청·협력업체에도 요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애플이 SK하이닉스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면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SK 계열사의 RE100 동참 계기를 제공했다.

기업들의 기후위기대응이 세계적 흐름이 된 건 주식시장과 금융투자가 반응하면서다. 화석연료 투자로 악명 높던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019년 ESG(환경, 사회적 가치,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한 인식을 명시하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꾸기 시작했고, 이후 많은 자산운용사들이 여기에 동참했다. 국내에서는 네덜란드 자산운용사 APG가 한전이 개도국 석탄발전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투자지분을 전액 회수했고, 지난 8월엔 같은 이유로 한국에서 투자금을 빼겠다고 경고했다. 기후는 글로벌 공공재이므로 기후변화 대응전략에서 한국만이 아니라 주요 국가와 기업들의 움직임을 조망해야 한다.

홍종호 교수= 한국의 위치와 상황을 냉정히 진단해보자. 한국은 공식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올랐는데, 최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논쟁을 보면 미국과 EU, 일본은 기준연도 대비 45~55%이지만 한국은 40%이다. 이에 대한 산업계와 시민사회의 반응도 양극단으로 나뉜 상태다.

김영산(59)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서울대 경제학과·미국 UCLA 경제학 박사, 전력거래소 비용평가위원회 위원. 배우한 기자

김영산 교수= 온실가스 배출은 국제 공공재의 문제다. 공공재에는 항상 무임승차 논란이 있는데 한국과 중국 등이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물론 선진국은 과거에 많이 배출했다가 서비스나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재편된 상태인데, 이제 잘 살아보려는 신흥국가들을 같은 선상에 놓고 규제하는 게 맞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국제 협력은 필요하고, 기술혁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후발국으로선 선진국이 만든 그 기술을 쓸 수밖에 없지만, 선진국에서 기술이나 자금을 지원한다는 얘기는 없고 오히려 이 기회에 돈을 더 벌려는 것처럼 보이니 국제 협력에서 선진국이 제 역할을 하고 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혁 교수= 한국은 핵심영역에서 다른 경쟁국보다 우위를 빨리 점하는 게 살 길이다. 방어적으로 나가면 결국 글로벌 공급망에서 고립될 위험이 있다.

홍종호 교수= 현재 우리나라 탄소배출량이 세계 9위이고 누적 배출로 보면 15~20위다. ‘현재는 톱10이지만 역사적으로는 순위가 낮다’고 주장하면 수용될까.

박지혜(43) 기후솔루션 변호사,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서울대 법학 박사, 녹색법률센터 운영위원. 배우한 기자

박지혜 변호사= 15~20위면 그리 자유롭지 않은 위치 같다. 2050년까지 모든 국가의 1인당 누적배출량을 동일한 수준으로 맞췄을 때 각국이 얼마나 감축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에서 우리나라는 (배출이 아니라) 오히려 흡수를 해야 한다고 한다. 만약 국제무역질서가 환경중심으로 재편돼 ‘CO₂ 프리' 철강이나 조선이 대세가 된다면 중국에 쫓겨 온 우리가 다시 우위에 설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권필석(47)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 한양대 전기공학과·덴마크 올보대학 energy planning 박사, 탄소중립위원회 에너지혁신분과 전문위원. 배우한 기자


"한국 CO₂ 증가폭 가팔라, 탄소배출 감축에 적극 반응해야"

권필석 소장= 우리나라의 문제점은 CO₂ 배출 증가의 기울기가 너무 가파른 것이다. 1인당으로 볼 때 현재 우리보다 미국이 높지만, 이 상태면 금세 따라잡는다. 요즘 우리나라가 수출 잘 되고 한류붐도 일고 있는데 이럴 때 ESG 차원에서 CO₂ 배출에서도 국가이미지를 관리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본다. 한국은 그간 화석연료의 혜택을 많이 봤다. 원유, 철광석을 수입해 석유제품과 철강을 수출했다. 앞으로 우리 땅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로 가려면 이제 다른 모델을 고민해봐야한다.

홍종호 교수=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는 2023년 시행에서 2026년으로 3년 미뤄지고 5개 산업을 위주로 도입하기로 했는데 한국은 그중 철강산업에 주된 이해관계가 있다. 주요 철강 수출국인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전형적으로 환경을 가장한 보호무역주의’라며 벌써 반발하고 있어 통상마찰 조짐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탄소배출 감축에 적극 반응하는 게 글로벌 공급망에서 살 길이고, 국제협력 논리도 누적배출량을 보면 간단치 않으니 차라리 빨리 탄소중립 경쟁력을 키우자는 게 대체적인 의견 같다.

김영산 교수= 탄소국경조정제도는 당연히 해야 하는 건 맞다. 유럽에서 힘들게 줄였는데 다른 나라에서 배출하면 아무 효과가 없다. 한국에서 역량있는 기업들은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개별 기업의 대응과 나라 전체 총량을 정해서 할당하는 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별개의 문제다.

박지혜 변호사= 유럽에서 산업계가 탄소 관련 비용을 얼마나 부담하는지 팩트체크가 필요하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형태인데, 한국은 97%를 무상으로 할당하지만 유럽은 산업부문은 70%, 전환부문은 100%까지 대부분 유상 할당한다. 즉 산업계가 비용을 많이 부담하고 있으니 국경을 건널 때 조정하자는 논리가 타당한 측면이 있다. 이런 비용 때문에 유럽에선 석탄 발전이 돈이 안 된다는 얘기가 많다. 석탄발전 용량이 한국과 비슷하지만 2038년까지 석탄발전 제로를 발표한 독일 사례를 보자. 유연탄 발전소에 경매제를 도입했는데 2014년 오픈한 석탄발전소(연1,500㎿)가 2,800억 여원만 받으면 폐쇄할 수 있다고 가격을 써냈다고 한다. 향후 기대수익이 그 정도라는 건데, 탄소비용이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단 얘기다.

홍종호 교수= 배출권 거래 가격이 유럽은 톤당 7만5,000원인데 우리는 2만8,000원이니 이런 차이를 조정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나 다른 철강수출국인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거래제도가 아예 없기 때문에 한국이 적극 대응하면 탄소경쟁력을 유지할 기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 정부와 기업 협력 필요"

권필석 소장= 지금 상태론 우리 글로벌기업들이 과연 탄소조정제에 적응할 수 있을지 싶다. NDC도 같이 높아져야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구입해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생산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NDC를 빨리 강화하는 게 결과적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인다고 생각한다.

김영산 교수= 우리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제도에 대응해 재생에너지전력을 구매하려는 수요는 많지만 전력시장 자체가 너무 경직적이라 방법이 제한적이다. 오로지 한전을 통해서만 구입해야 하는데, RE100에 대비해 직접 거래할 방법을 열어달라고 했지만 도입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홍종호 교수= 개인적으로 만나본 대기업 관계자들은 정부, 정치권보다 RE100이나 탄소국경조정제도의 파급효과 등 경영환경의 변화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엄청난 위협 요인이며 우리가 빨리 바뀌고 적응해야 한다고 한다. 반면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여건이나 전력시장의 지지부진함을 보면 변화하고 있는 국제무역질서에 능동적으로 대응 가능할지 두려움이 있다. 국내 제반 인프라가 느리고 답답한 면이 있다.

박지혜 변호사=한편으론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너무 산업계의 주장을 들어주는 것 같다. 제가 듣기로 산업 부문만 '보텀업' 방식이다. 기업에서 ‘요만큼 줄이겠다’고 낸 걸 취합해 만들고 있으니 산업 부문에서 배출량 줄이기는 쉽지 않고, 만만한 전환 부문에서 현실성 떨어지는 기술까지 동원해 줄여내야 목표치를 맞춘다. 기업의 대응과 정부의 NDC정책을 별개라고들 말씀하셨지만, 사실상 정부가 NDC를 수립하는 방식을 보면 기업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고 있다.

김영산 교수= 정부와 기업 중 누가 더 장기적인 시각인가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기업이 더 장기적이라고 본다. 정부는 공직자 임기가 있기 때문에 시각이 길지 않다.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서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중요하다. 정부의 일방적인 명령과 통제는 최근 중국의 단전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비효율과 혼란을 야기한다. 정부는 민간에게 합리적인 유인을 제공하는 한편 온실가스 감축의 부담이 큰 부문에 대해서는 적절한 지원과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국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의 부담을 공평하게 나눌 수 있다.

"자산운용사들도 석탄발전 외면...삼척발전소가 그 사례"

홍종호 교수= 과연 한국사회에서 탄소중립을 염두에 둔 소비자, 투자자의 행태 변화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을까.

정혁 교수=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사례가 유럽에서 많이 관찰된다. 최근 노르웨이는 환경대응 정책 관련 공약 차이에 의해 총선 결과가 바뀌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기후변화대응의 생존 관점 필요성과 지속가능발전 관점 경제성에 관한 설득과 계몽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와 학계, 언론의 적극적 촉발역할이 중요하다.

박지혜 변호사= 한국도 자산운용사들이 바뀌고 있다. 저희가 경험한 사례가 삼척 석탄발전소다. 공정률이 가장 낮은 신규 석탄사업인데 올 초 회사채 발행이 예정돼 있었다. 지난 연말 시민단체들이 이곳 회사채를 사지 말자는 캠페인을 구상하면서 30개 자산운용사에 ‘앞으로 이런 리스크를 안게 될 수는 석탄발전사의 회사채를 사겠느냐’는 레터를 보냈는데 놀랍게도 거의 절반이 ‘사지 않겠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재차 레터를 보내자 88.6%(자산 규모 기준)가 안 사겠다고 회신했다. 그 결과 올 6월 회사채 발행을 실시했는데 수요가 ‘0’이 나왔다. 이 사례에서 보듯 정확한 시그널이 있으면 투자자도 움직인다.

홍종호 교수= 산업계는 탈탄소에 여전히 소극적이면서 ‘우린 할 만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엄살일까. 이 간극을 좁히는 것이 큰 과제다.

권필석 소장= 해외에서는 산업계 탈탄소전략은 보통 건물, 수송, 전환부문이 먼저 나오고 그다음이 산업계 시나리오 순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연구가 없다. 우리 기업이 진지하게 고민을 안 했다고 본다.

박지혜 변호사= 최근 탄소중립위원회에서 2050 탄소중립 청사진을 처음으로 제시했는데, 이 중 산업부문은 변화가 없다. 그만큼 산업부문의 감축을 이끌어 내는데 탄중위가 소극적이라는 뜻이다. 앞으로 연도별 목표를 만들고, 보다 내실있는 탄중위 거버넌스를 갖추는 등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중국도 기후대응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

홍종호 교수= 해외 상황,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들 움직임을 좀 얘기해보자.

정혁 교수= 현재로서는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경제대국의 표면적 반발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매우 크므로 결국은 새 국제질서에 동참할 것이다. (중국도 그럴 정도인데) 국이 산업구조 문제 운운하며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현명한 전략이 아니다.

권필석 소장= 러시아는 탈탄소기술이 없지만 중국은 많이 가지고 있다. 탈탄소시대에 기술을 많이 팔 수 있는 나라는 오히려 중국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산 교수= 중국은 재생에너지에서 앞서가고 있다. 중국 수출기업이 선택적으로 재생에너지를 당겨쓴다고 한다면 우리가 꼭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홍종호 교수=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해 러시아나 인도는 굉장히 격앙됐지만 중국의 반응은 조금 결이 다르다. 올해부터 전국 단위의 배출권제도도 시행한다. ‘우리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김영산 교수=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도 결국은 WTO처럼 국제적인 기구가 만들어져서 국제 규범이 되지 않을까.

정혁 교수= 그렇다. 추가로 미국이 움직이면 중국도 따라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국제규범이 된다. 그런 의미에선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의 실질적 시행이 남은 향후 3년 동안 대응이 중요하다.

홍종호 교수= 기후변화 피해가 커질수록 탄력을 받아서 2030년쯤에는 무역규범화 될 가능성이 있다.


한창만 부국장
정리= 송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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