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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흐흐흐" 웃었다... '버럭' 대신 '실소'로 대장동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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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흐. 노력은 참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이재명 후보)
'버럭'은 없었지만 공격 본능은 여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정의당의 대장동 협공에 끝내 밀리지 않았다. 여야 의원들의 질문 공세를 7시간 넘게 혼자 받아냈지만, 시종 여유를 보였다.
이 후보는 '잘 끓어오르는 성격'을 꾹 누르기로 작정하고 나온 듯했다. 거친 말 대신 "흐흐흐" 하는 웃음으로 야당 의원을 무력하게 만드는가 하면, "정치적으로 일단 주장하고 보는 이런 게 구태 아닌가"라고 되치는 식으로 정면충돌을 피했다.
이 후보는 이날 몇 번이나 소리 내 웃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상식 밖의 주장을 하고 있다'고 열 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웃는 효과가 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웃지 말라"고 하지 못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변호사 시절 이 후보가) 국제마피아파 조직원들에게 사건을 소개받고, 커미션을 주는 공생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김 의원 질의 내내 "흐흐흐" 소리 내 웃었다. "내용이 아주 재밌다"면서 "제가 실제로 이렇게 했으면 옛날에 다 처벌받았을 것이고,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이내 표정을 바꾸었다. "이래서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을 제한해야 한다. 명백한 허위 사실로 명예를 훼손하고 대선에 부당한 영향을 끼치는 건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반격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끈했지만, '조폭 연루 의혹'은 흐지부지된 뒤였다.
이 후보가 '험한 말'을 참지 못한 장면도 있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일방적으로 주장할 거면) 기자회견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이 후보를 "대장동 의원"이라 부르자, "제가 진짜 화천대유의 주인이고 돈을 갖고 있다면 길가는 강아지에게 (돈을) 던져 줄지라도 (강기훈씨의)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한 곽상도 의원 아들 같은 분에게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했다. 이 후보의 답변이 길다고 불평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겐 "학예회하는 것도 아니고 답할 기회를 달라" "질문을 정확하게 했어야죠"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국감장이 아수라장이 된 순간도 있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 의혹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씨의 육성 녹음 파일을 불쑥 틀었다. "나한테 솔직했던 것처럼 전 국민에게 (나와의 관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라"는 김씨 음성이 울려 퍼졌다. 국감 사회를 본 서영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꺼달라. 이건 질의가 아니다"라고 제지했지만, 서 의원은 듣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이 후보의 모습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으나, 이어진 답변 시간 때 녹음 파일과 관련해서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 측 의원들과 은근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오영훈 민주당 의원은 '대장동 공방'의 맥을 끊고 이 후보의 대선 공약인 기본소득을 도마에 올렸다. 오 의원은 이낙연 대선캠프의 수석대변인 출신이다.
오 의원은 "민주당 정책기조엔 '보편복지를 기본으로 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기본소득 정책이 민주당 정강·정책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보편복지에 기본소득이 충분히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오 의원이 각을 세우자, 이 후보는 "제가 하나를 정했다고 해서 끝까지 고집해서 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물러섰다. 이낙연 전 대표의 '신복지 구상'을 "훌륭한 구상"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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