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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성평등의 오늘을 일군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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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 평가, 2021년 기준 세계에서 성차별이 가장 적은 나라는 아이슬란드다. 근소한 차이로 핀란드와 노르웨이가 각각 2, 3위다. 이들 북유럽 3국은 매년 순위를 두고 경쟁하지만, 대개는 2, 3위 다툼이다. 아이슬란드는 2020년에도 1위였다.
아이슬란드는 뉴질랜드와 핀란드에 이어 1915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여성 참정권을 인정한 나라다. 하지만 이후 60년 동안 의회에 진출한 여성은 단 9명에 불과했다. 1975년 기준 여성 하원의원은 전체 의석의 5%인 3명에 불과했다. 다른 북유럽 국가들의 16~23%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런 아이슬란드의 대 역전극이 시작된 해가 1975년이었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불평등한 현실에 분노한 아이슬란드 급진 페미니스트 단체 '레드 스타킹스(Red Stockings)'는 1975년 10월 25일 금요일 하루를 여성 총파업의 날로 선언, 여성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전업 주부는 가사와 육아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직장 여성은 휴가를 내든 어쩌든 출근하지 않고, 자영업자도 가게를 남편에게 맡기거나 문을 닫음으로써, 모든 것을 남자들에게 맡기자는, '혼자 다 해보라'는 취지였다. 당일 여성들은 주요 도시별로 모여 시위와 집회를 벌였다. 무려 여성 90%가 그 깃발 아래 결집했고, 국내를 비롯한 유럽·북미 외신들은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듯 여성들의 시위 현장과 남자 혼자 아이들과 고투하는 가정과 자녀를 데리고 출근한 직장 남성들의 푸념을 중계했다.
당시 레이캬비크 시어터 컴퍼니 예술감독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Vigdis Finnboradottir, 1930~)도 당일 예정된 공연 드레스리허설을 취소하고 동료 여성들과 함께 대열에 동참했다. 그는 5년 뒤 세계 최초로, 직접선거를 통해 여성 대통령이 됐고, 이날의 이벤트가 없었다면 그의 '오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아이슬란드 유권자는 의회 전체 의석(63석)의 47.6%(30석)를 여성에게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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