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관도, 전문가도 ‘공급망 병목 2022년까지’ 전망...인플레이션 우려 여전

입력
2021.10.18 16:11
수정
2021.10.18 17:3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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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티지지 교통장관 "물류 어려움 내년 지속"
WSJ 전문가, '공급망 병목 2022년까지' 45%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인해 지난달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 화물 컨테이너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인해 지난달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 화물 컨테이너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미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공급망 병목 현상이 2022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었지만 노동력 부족, 물품 공급 어려움 등이 겹치면서 물가 상승 추세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짓누를 인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재계ㆍ학계ㆍ금융계 전문가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향후 12~18개월 경제 성장에 가장 위협이 되는 것으로 공급망 병목 문제를 꼽았다고 전했다. 또 5분의 1은 노동력 부족을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공급망 문제가 내년 상당 기간 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 중 45%는 병목 현상 해소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고, 그 이전에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은 40%였다. 마이클 모란 다이와캐피털마켓 아메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공급망 병목, 노동력 부족, 초완화 통화ㆍ재정정책이 어우러진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이라고 설명했다.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장관도 이날 CNN에 출연, “올해 우리가 경험하는 (물류대란 같은) 많은 도전들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항만 물류 개선안이 포함된 1조2,000억 달러(약 1,424조 원) 규모의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예산안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항구에서 물류가 적체되면서 지난달 29일 컨테이너선들이 인근 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다. 롱비치=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항구에서 물류가 적체되면서 지난달 29일 컨테이너선들이 인근 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다. 롱비치=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항만 및 물류ㆍ유통업체 관계자 등과 회의를 열고 태평양 수출입 물동량을 책임지는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항의 주 7일, 24시간 근무 문제를 논의했다. 백악관은 “대형 기업들은 항구에서 더 많은 화물을 이동시키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며 “그 결과 화물선들이 해안으로 더 빨리 갈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항구에서 컨테이너를 운반할 트럭 운전기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물류난은 계속되고 있다.

공급망 병목 현상은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압박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WSJ는 12월 물가상승률 평균치를 5.25%로 집계했다. 9월까지 5개월 연속 5%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이 기조가 유지되면 1991년 이후 최장 기간 5% 이상 물가상승률 기록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또 인플레이션 우려로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큰 폭으로 하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레오 펠러 UCLA 앤더슨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근본적으로 노동력 부족과 공급망 병목 현상을 초래하는 것은 코로나19와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고 이는 다시 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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