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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즘 "미래국가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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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인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라는 링컨의 수사는 정치민주주의의 가장 성공적인, 즉 가장 기만적인 레토릭이다. 현실에서 그런 정부(국가)는 단 한 번도 구현된 적 없는, 유토피아 같은 이상이다. 차라리 '국가는 계급착취의 도구'라는 마르크스의 정의가 오히려 현실에 가깝다. 하지만 인류는 국가를 대체할 마땅한 대안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찾으려는 시도조차 포기한 것일지 모른다.
국가의 대안을 모색한 이들이 흔히 '무정부주의자'로 불리는 아나키스트들이다. 사실 모든 민중 봉기와 혁명 운동이, 어떤 이념을 표방하든, 표면적으로는 아나키즘의 가치 즉 규제, 억압 없는 자율의 공동체를 궁극의 가치로 내걸었다. 또 대개가 좌절했고, 더러 성공하고도 권위로 타락했다. 링컨의 국가처럼, 국가 너머의 탈권위 공동체 역시 이상이거나 허황한 레토릭일지 모른다.
현대의 아나키스트 폴 굿맨은 "자유 사회(탈권위 사회)는 구질서를 신질서로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행동의 영역을 사회생활 전반으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굿맨의 말을 인용한 '아나키즘, 대안의 상상력'(김정아 옮김, 돌베개)의 저자 콜린 워드는 혁명기 러시아 사상가로 아나키즘에 과학적 토대를 마련한 크로포트킨의 '자발적 결집'과 '상호부조'에서 아나키즘의 가능성을 찾았다. 아나키즘은 역사의 '낭만적 샛길'도 허황한 이상도 아닌 현실로, 시민사회 영역 전반에 "지배적 권력구조의 틈새"로 지금도 건재하다는 것이다. 그는 인류의 미래가 아나키즘적 상상력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일제 강점기 중국서 활동한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정화암(1896.9.14~1981.10.21)이 꿈꾸던 세상이 대체로 그러했다. 그는 민족주의와 볼셰비키 공산혁명 이념으로부터 한발 물러나 1920년 몇몇 동지들과 함께 '(재중국)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을 설립, 테러를 포함한 무력을 통해 모든 억압을 걷어내고자 했고, 해방 후 야당 정치인으로서 이승만·박정희 정권에 줄기차게 맞서며 핍박 속에 살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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