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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뇌물공여' 정재창 "공소시효 넘어 겨우 빠져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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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52)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부동산 컨설팅업자 정재창(52)씨가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검찰에서 뇌물공여 범죄의 공소시효가 지난 점을 강조하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형사처벌을 안 받을 가능성이 커지자 "검찰 조사를 겨우 빠져나왔다"고 지인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공여자들이 금품 제공 사실을 실토함에 따라 공소시효가 남은 유동규씨는 뇌물수수 혐의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씨에게 건넨 돈을 함께 마련한 정영학(53) 회계사는 이미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고, 또 다른 공여자인 남욱(48) 변호사 역시 혐의를 인정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17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 10일 정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정씨가 정영학(53) 회계사 및 남욱(48) 변호사와 함께 2012~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편의를 제공받을 목적으로 유씨에게 3억 원을 전달한 혐의를 조사했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유씨에게 전달한 현금 3억 원이 찍힌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정 회계사는 검찰에서 3억 원은 유씨에게 준 돈이라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 측근이자 성남도시공사 투자사업팀장으로 근무한 정민용(47) 변호사의 자술서에도 세 사람이 2012년 말 유씨에게 건넬 3억 원을 분담한 내용이 나온다. 정 회계사가 2억 원, 정재창씨가 5,000만 원, 남 변호사가 5,000만 원을 책임지기로 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안다는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 회계사는 2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창씨는 검찰에서 혐의를 부인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마련한 5,000만 원 뇌물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등 3명이 유동규씨에게 돈을 전달한 시점은 2012~2013년으로 형법상 공소시효 7년은 이미 지났다. 정씨도 공소시효를 의식한 듯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지인들에게 "검찰 수사에서 빠져나오느라 진을 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뇌물수수 범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라, 금품을 수수한 유동규씨는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에선 유씨의 구속영장에 적시된 뇌물액 8억 원 중 3억 원에 대한 기소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영학 회계사(2억 원)와 정재창씨(5,000만 원)가 유씨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사실상 인정했기 때문에, 검찰은 18일 입국하는 남욱 변호사를 상대로 5,000만 원 공여 사실과 관련해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재창씨가 공소시효 도과(경과)로 뇌물공여 혐의를 벗는다고 해도, 수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대장동 사업 전반에서 위법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정씨를 비롯한 핵심 인물들은 다른 의혹으로 수사받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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