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총파업 앞두고 청년노동자 집회… 장소는 '메타버스'

입력
2021.10.17 15:45
0면
구독

17일 가상공간 플랫폼서 '청년노동자대회' 개최
홍정운군 추모하며 "안전한 청년일자리 보장" 촉구
일반인에도 열린 행사… '아바타' 4,000여 명 참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7일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에서 메타버스 집회를 열었다. 이날 가상 공간에 형성된 청년노동자대회 무대에 참가자 아바타들이 모여 있다. 제페토 캡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7일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에서 메타버스 집회를 열었다. 이날 가상 공간에 형성된 청년노동자대회 무대에 참가자 아바타들이 모여 있다. 제페토 캡처

민주노총이 17일 '메타버스'에서 청년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메타버스는 온라인상에서 현실세계와 같은 활동이 이뤄지도록 구현된 가상공간으로, 이날 행사는 주최 측과 참가자들이 아바타(온라인상 분신) 형태로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조합원 고령화에 직면한 대형 노동단체들이 온라인 환경을 통해 청년 노동자와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날 대회는 낮 12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진행됐다. 조합원뿐 아니라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공개 행사로 진행됐는데, 누적 방문자가 시작 직전 3,100여 명, 집회 시작 한 시간 뒤엔 4,100여 명을 기록하며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행사장에는 노조 지회별로 10여 명씩 모인 가상의 방도 20개가량 생겼다.

민주노총은 참석자들과 함께 안전한 청년 일자리 보장을 촉구했다. 무대 옆에는 최근 전남 여수시에서 특성화고교생 현장실습 도중 숨진 홍정운군을 포함해 근로 현장에서 사망한 청년 노동자들을 기리는 가상 추모공간이 설치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청년 노동자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노동 개선 요구안을 만들어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이날 메타버스 집회를 개최한 가운데, 위험한 현장에서 근무하다 숨진 청년 노동자들을 기리는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제페토 캡처

민주노총이 이날 메타버스 집회를 개최한 가운데, 위험한 현장에서 근무하다 숨진 청년 노동자들을 기리는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제페토 캡처

민주노총이 예고한 총파업(20일)을 사흘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는 기존 오프라인 집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순서로 진행됐다. 가상공간에 설치된 스피커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왔고, 아바타는 주최 측으로부터 조끼, 빨간 머리띠, 피켓 등 아이템을 제공받아 착용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대면 집회가 어려운 상황에서, 청년들이 가상 공간을 편하게 드나든다는 점에 착안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며 "조합원뿐 아니라 일반 청년들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게끔 행사를 기획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서현정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