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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日 총리, 취임 후 첫 야스쿠니 공물 봉납... 스가 전 총리는 9년 만에 직접 참배

입력
2021.10.17 12:50
수정
2021.10.17 20:3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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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 외교부 "깊은 실망, 유감 표한다"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 행동으로 보여야"
기시다 총리, 추계 예대제 직접 참배는 안 할 방침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퇴임 13일 만인 10월 17일 추계 예대제가 시작된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기시다 후미오 신임 총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도조 히데키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도 합사돼 있다. 사진은 태평양전쟁 패전일인 8월 15일 욱일기를 든 시민이 아이를 안고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모습.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퇴임 13일 만인 10월 17일 추계 예대제가 시작된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기시다 후미오 신임 총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도조 히데키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도 합사돼 있다. 사진은 태평양전쟁 패전일인 8월 15일 욱일기를 든 시민이 아이를 안고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모습.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이날 직접 참배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 전·현직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한 데 대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마사카키(??)’라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신단이나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상록수의 일종)를 말한다. 지지통신은 “기시다 총리는 17, 18일 추계 예대제(제사) 기간에 신사에 직접 참배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전하고 “중국, 한국과 외교 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현직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 직접 참배한 것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집권한 이듬해인 2013년 참배한 게 마지막이다. 아베 전 총리는 당시 주변국의 강한 반발을 부르자 이후 재임 중에는 공물을 봉납했다. 그는 지난해 퇴임 후부터 지속적으로 직접 참배하고 있으며, 이번 추계 예대제를 앞둔 지난 14일에도 참배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90%에 가까운 213만3,000위는 태평양전쟁(1941년 12월~1945년 8월)과 연관돼 있다. 특히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A급 전범 14명이 1978년 합사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되면서 주변국의 반발을 불렀다.

지난 4일 퇴임한 스가 전 일본 총리는 이날 참배한 후 기자들에게 “전 내각총리대신(총리)으로서 왔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스가 전 총리의 직접 참배는 2012년 8월 15일 패전일 이후 약 9년 2개월 만이다. 그는 2차 아베 내각 발족으로 관방장관에 취임한 후에는 참배하지 않았다. 당시 주변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참배하지 않다가 퇴임 후 전격적으로 다시 참배한 것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신 내각 출범을 계기로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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