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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 할아버지'의 위로에 눈물이 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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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 가다가 꽃이 있으면 젊을 땐 꺾어 갔지만, 내 나이쯤 되면 그냥 놓고 오죠. 그리고 다시 가서 봐요. 그게 인생이랑 마찬가지죠.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것, 그게 쉽지 않아요."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할로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오영수(77)씨가 따뜻한 울림을 전했다.
그는 16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 오징어 게임에 출연하게 된 배경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소감, 58년차 배우 인생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이날 방송은 수도권 기준 6.9%(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보여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그 과정에서 유재석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던 아이돌그룹 러블리즈의 이미주(27)씨가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깐부 할아버지'로 불리는 오씨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전했을까.
오씨는 이날 오징어 게임의 신드롬에 대해 "붕 뜬 기분이고 지금은 조금 내 스스로를 정리하면서 자제심을 갖고 있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연륜있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다양한 젊은 배우들과도 호흡을 맞췄다. 극중 성기훈을 연기한 배우 이정재가 "젊은 생각을 가지신 선배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씨는 이에 대해 "이런 말이 있다. 나이가 들면 열정이 사라진다"며 "제가 그런 모습 아닌가. 열정 없어지고 나이가 들면 그렇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오징어 게임 촬영 당시) 나만 나이를 먹고 다 젊더라"며 "그 속에서 내가 존재하려니까 조금 과장되게 젊은 척을 했다. 그렇게 하면 젊은 친구들과 호흡이 맞을까 해서 그랬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오씨는 오징어 게임 속에서 456억 원이 생긴다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도 잔잔한 울림을 줬다. 그는 "내 주위에 같이 있는 사람들 좀 편안하게 해주고, 사회에도 기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재석이 '나를 위해 쓰고 싶은 것이 있느냐'고 묻자, "내 나이에 뭐 있겠나. 그냥 있는 대로 사는 거다"면서 "소유욕은 별로 없고, 이제 딸을 위해서 편안하게 살게끔 뜻대로 살 수 있게 도와주고, 아내에게 못 해줬던 일들 하나하나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60년 가까운 배우 생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오씨는 "처음에는 별로 할 일이 없어서 친구가 극단에 다니길래 한번 같이 찾아갔다"며 배우가 된 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시작은 우습게 됐는데 시대가 안고 있는 어떤 것을 관객에게 던질 때 밀려오는 느낌, 환희라고 할까 그런 걸 느끼면서 배우로서 긍지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생의 마지막이 어떤 모습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한다"고 말해 진한 여운을 안겼다.
오씨는 오징어 게임 출연 배경도 전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영화 '남한산성(2017)'을 연출할 때 제의를 받았지만 당시 사정상 참여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오징어 게임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오징어 게임이라는 놀이의 상징성을 통해서 사회 부조리한 현상을 찾아내는 황 감독의 혜안을 좋게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황 감독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에 찾아주셔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도 했다.
오씨는 오징어 게임에서 '깐부'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구슬치기'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눈물도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씨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하고 싶은 말도 전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1등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흘러갈 때가 있다"면서 "그런데 2등은 1등에게 졌지만 3등한테 이겼다. 모두가 승자"라고 말했다.
오씨는 "진정한 승자라고 한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최선을 다해서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승자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자신의 인생 철학을 전했다.
요즘 행복감에 젖어 있을 오씨에게 고민이 있을까. 그는 "특별한 고민은 없다. 욕심내지 않고 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이제는 살면서 받았던 모든 걸 남겨주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다"며 "쉬운 예를 들면 산속에 가다가 꽃이 있으면 젊을 땐 꺾어 갔지만 내 나이쯤 되면 그냥 놓고 온다. 그리고 다시 가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인생이랑 마찬가지다"면서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것, 그게 쉽지 않다"고 멋쩍게 웃었지만 깊은 감동을 전했다. 그러자 이미주는 눈물을 훔치며 "마음을 울리는 게 있으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씨는 가장 행복한 순간도 "가족끼리 다 같이 앉아서 식사하면서 아이는 아이대로 자기 얘기하고,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대로 얘기하면서 그렇게 사는 가정이 가장 행복한 가정 아닌가"라며 평범한 일상을 꼽았다.
끝으로 그는 오징어 게임이 큰 화제가 되고, 자신이 국제적으로 알려진 배우가 된 것 같아 뜻깊게 생각한다는 소감도 전했다.
그러면서 따뜻한 위로의 말도 담았다. 그는 "제가 우리 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이 아름다움이란 말이다"며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이 자리에 와서 아름다운 공간에서 아름다운 두 분을 만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며 "여러분,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고 감동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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