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헝다, 2조원대 건물 매각 무산… 中 당국 “위기 통제 가능”

입력
2021.10.16 07:00
수정
2021.10.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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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홍콩 본부 건물 매각 추진했으나 부채 탓 무산
금융 위기 팽배… 인민은행 "부동산업계 개별 사안"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헝다센터 빌딩 전경. 상하이=AFP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헝다센터 빌딩 전경. 상하이=AFP 연합뉴스

356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부채를 떠안은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섰으나 2조 원대 홍콩 본부 건물 매각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 이자 지급 유예 기간(30일)이 끝나는 23일까지 또 다시 이자를 못 갚으면 채무불이행(디폴트)은 현실이 된다. 헝다발(發) 위기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금융업계 위험은 통제 가능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중국 국영 기업인 웨슈부동산이 지난 8월 헝다가 소유한 홍콩 본부 건물을 17억 달러(약 2조 원)에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했고 거래 성사 직전까지 갔으나, 헝다의 부채 문제 때문에 이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웨슈부동산 본사가 위치한 광둥성 광저우시 당국이 웨슈부동산에 매입 협상 중단을 조언했다고 전했다.

헝다가 2015년 125억 홍콩달러(1조9,000억 원)에 사들인 이 건물은 26층 규모로, 홍콩 항만 상업지구에 위치해 있다. 헝다의 홍콩 내 단일 자산 중 가장 비싼 것이기도 하다. 다만 헝다가 건물 매입 당시 100억 홍콩달러(1조5,000억 원)를 증권화된 상품 형태로 조달했던 터라, 매매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헝다가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6월 말 기준 헝다의 총자산은 2조3,800만 위안(438조 원)인 반면 총부채는 1조9,700위안(363조 원)에 달한다. 9월 이후 벌써 세 차례나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한 상태다. 헝다 사태가 중국 부동산 시장을 강타하면서 줄도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 화양녠(판타시아홀딩스)이 이달 4일 5년 만기 채권 2억570만 달러(약 2,467억 원)를 상환하지 못했고, 당대부동산(모던랜드)은 25일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2억5,000만 달러(약 2,998억 원) 중 일부의 상환 기일을 3개월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중국 금융 시장에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헝다 위기가 금융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금융업계 파급 위험은 통제 가능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날 중국 경제매체 증권시보에 따르면 쩌우란 인민은행 금융시장국 국장은 3분기 금융 통계데이터 발표회에서 “헝다의 총부채 가운데 금융 부채는 3분의 1 미만이고, 채권자도 비교적 분산돼 있어 개별 금융기관의 위험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헝다 문제는 부동산 업계의 개별적 현상”이라며 “최근 몇 년간 부동산에 대한 거시적 조정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지가ㆍ주택가 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쩌우 국장은 “현재 관련 기관과 지방정부가 시장화ㆍ법치화 원칙에 따라 헝다 사태 위험 해소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헝다에도 자산 처분과 건설사업 복원을 촉구하고 있으며, 금융기관들은 헝다의 사업 재개를 위해 금융 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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