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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과 포옹·의원들에 90도 인사…이재명의 '원팀' 시동

입력
2021.10.15 17:00
수정
2021.10.15 17:3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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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선출 뒤 첫 의원들과 상견례
이낙연에 "품격과 품 넓음에 진심 감동"
송영길, 이낙연 지지자 '일베' 발언 사과
경기도 국정감사 후 선대위 출범 나설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설훈 의원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측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설훈 의원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측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조심스럽게 '원팀'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15일 민주당 의원들과의 상견례에서 경쟁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 측 의원들에게 손을 내밀면서다. 경선 후유증으로 어수선했던 당내 분위기를 수습하면서 본선 채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대선후보 선출 이후 민주당 의원들과의 상견례 자리였다. 의총에는 민주당 의원 169명 가운데 120여 명이 참석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 후보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고, 의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이 후보를 맞았다.

이 후보의 일성은 '원팀'이었다. 특히 경선 마지막까지 이어진 이 전 대표와의 갈등을 의식한 듯 이 전 대표를 한껏 치켜세웠다. 이틀 전 이 전 대표와 전화 통화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이 전 대표가 '국정감사가 지나면 한 번 만남을 갖고 어떻게 할지를 의논하자'는 말씀을 주셨다. 이 전 대표의 품격과 품 넓음에 진심으로 감동했다"고 말했다.

결집을 통한 대선 승리도 강조했다. 그는 "첫째 과제는 내년 대선에서 민주개혁 진영이 승리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원팀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에 대해선 "큰 차이는 오히려 큰 시너지의 원천"이라며 "작은 갈등을 에너지로 만들어서 더 큰 힘으로 승리의 길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15분간 발언을 마친 뒤 이 후보는 의원들을 향해 세 차례나 90도로 '폴더 인사'를 했고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잘 부탁드린다"고 부탁했다. 의총장을 빠져나오면서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앞장서 저격했던 설훈 의원과 마주치자, 두 팔을 벌려 와락 껴안았다. 이 전 대표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설 의원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의 구속 가능성까지 공개 언급한 바 있다. 이 후보는 경쟁주자였던 박용진 의원과도 포옹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 지도부도 의총에 앞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섰다. 송영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무효표 처리 결정에 항의했던 이 전 대표 지지층을 향해 "일베 수준"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 전 대표 지지층을 다독여가면서 본격적인 대선 국면을 앞두고 갈등 봉합에 나선 것이다.

15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재명(앞줄 가운데) 대선후보가 송영길(앞줄 왼쪽 두 번째) 당대표, 윤호중(네 번째) 원내대표 등 의원들과 손을 들어 대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21

15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재명(앞줄 가운데) 대선후보가 송영길(앞줄 왼쪽 두 번째) 당대표, 윤호중(네 번째) 원내대표 등 의원들과 손을 들어 대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21

이 후보와 당 지도부는 오는 18, 20일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 이후 이 전 대표 측 인사들까지 아우르는 선대위 출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미 물밑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당내에선 이 전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 등 핵심 역할을 맡아야 비로소 '원팀' 구성이 완료된다고 보고 있지만, 이 전 대표 측에선 "당분간 지지자들의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별다른 일정 없이 페이스북에 '이낙연 사랑해' 등이 적힌 현수막 사진과 함께 "저도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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