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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풍선효과… 전 세계 '빈곤의 질병' 결핵 사망자, 15년 만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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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 세계에서 ‘빈곤의 질병’ 결핵으로 숨진 사람이 15년 만에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촌을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각국 필수 의료서비스에 과부하가 걸리며 결핵 퇴치 대응력이 크게 약화한 탓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현지시간) ‘세계 결핵보고서 2021’에서 지난해 150만 명의 결핵 환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2019년(140만 명)보다 10만 명 증가한 수치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연간 결핵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늘어난 건 2005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결핵균에 의한 만성 감염병인 결핵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하지만 병세가 진전되면 피로감과 식욕감퇴, 체중감소, 2주 이상의 기침·가래, 흉통 등 증상을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까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를 낸 치명적인 감염 질환이기도 하다. 주로 북한과 앙골라, 방글라데시, 브라질, 중국, 필리핀 등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 저소득·개발도상국에 사망자가 집중돼 있는 탓에 ‘후진국형 질병’으로 불린다.
감소세에 있던 결핵 사망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역시 코로나19 때문으로 분석된다. 팬데믹 대응에 각 나라가 인적·재정적 자원을 집중 투입한 결과, 결핵 진단과 치료 서비스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아울러 결핵 환자들도 코로나19 확진 공포감에 진단 및 치료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급격히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해 새로 결핵 진단을 받은 사람은 580만 명으로, 2019년(710만 명)보다 18%가량 줄었다. 그러나 이는 결핵 퇴치 노력이 빛을 봤다기보다는, 의료기관을 찾아 결핵 감염 여부 진단을 받은 인원 수 자체가 대폭 줄어든 탓이라는 게 WHO의 해석이다. 현재 결핵에 걸리고도 공식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는 약 4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비공식 감염자 ‘290만 명’보다 41%나 늘어난 셈이다. WHO는 “올해와 내년에 결핵 사망자가 더 증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경고했다.
각국의 보건 관련 투자 및 예산도 직면 과제인 ‘코로나19 대응’에 집중돼 있다. 결핵 대응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결핵 진단, 치료, 예방에 대한 전 세계 지출은 2019년 58억 달러에서 지난해 53억 달러로 감소했다. ‘2022년까지 결핵 대응 연간 예산을 130억 달러로 높이자’는 당초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결핵 진단 및 치료의 격차 해소를 위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경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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